ADVERTISEMENT

추락 후 '펑,펑,펑' 헬기 산산조각났다…양양 야산서 5명 참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 “원인 확인 중” 

강원 양양군 일원에서 산불 계도 비행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숨졌다.

27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한 야산에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 이모(71)씨와 부기장 김모(54)씨, 20대 1명과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 등 탑승자 5명이 사망했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추락 헬기는 속초시와 고성·양양군이 산불진화 등을 위해 공동 임차했다. 한 민간업체 소유의 S-58T 기종이다. 올해 상반기(1월~5월)와 하반기(9월~12월)엔 속초시와 계약을 맺고, 3개 시·군이 임차 비용 10억원을 부담했다. 임차 헬기 하루 단가는 380만원이다. 속초시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하반기에 도입됐다. 상반기에는 같은 기종의 다른 헬기를 임차했다고 한다.

이날 사고는 산불 취약지 예방 활동을 벌이는 산불 계도 비행 중 발생했다. 사고가 난 헬기는 오전 9시30분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계류장(구 강원도 수련원 주차장)에서 이륙해 양양 방향으로 비행했다. 이륙 1시간 30분 뒤인 오전 10시50분쯤 지상으로 추락했다. 추락 원인은 조사 중이다. 이날 양양 지역에는 초속 1.2m(남동)의 약한 바람이 불었다.

추락 현장에서 발생한 연기. 사진 양양군

추락 현장에서 발생한 연기. 사진 양양군

탑승자 5명 중 여성 2명 신원 확인 못해 

속초시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한 산불 계도 계획에 따라 이날 헬기가 이륙했고, 양양 방향으로 이동 중 사고가 났다”며 “산불이 어디서 발생하는 지 확인하거나 급할 경우 불을 끄기 위한 비행이었다. 이륙 전에 담수도 했다”고 말했다.

헬기는 추락 직후 산산조각 나 불에 탔다. 헬기에서 시작한 불은 산으로 옮겨 붙었으나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다. 구조대는 헬기 발화 지점 근처에서 이씨 등 사망자 2명을 구조한 뒤 오후 1시쯤 사망자 3명을 더 찾았다. 소방 관계자는 “탑승자 2명이 동체 부분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 지점을 수색하던 중 추가로 사망자 3명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헬기는 지상에 떨어진 뒤 화염과 함께 여러차례 폭발했다고 한다. 이 충격으로 10m 떨어진 민가의 유리창이 부서지기도 했다. 최식봉 양양소방서장은 “헬기 배터리 부분에서 계속 폭발음이 발생해서 쉽게 접근할 수 없던 탓에 진화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은 “집에서 헬기가 산불 방송하는 것을 들었는데 2∼3초 뒤에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헬기가 추락한 지점에 시커먼 연기가 바로 올라와서 곧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추락 지점 인근서 펜션을 운영하는 변모(59)씨는 “밖에서 ‘펑, 펑, 펑’하는 소리가 여러차례 나서 뒤쪽 야산을 보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남편이 탑승자를 구조하려고 근처에 갔다가 추가 폭발로인해 다가가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