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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이 제철일 때 먹어야 제맛, 지글지글 끓여내는 태국식 굴파전 [쿠킹]

중앙일보

입력

김혜준의 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 ⑮ 태국식 굴파전 ‘어쑤언’ 

태국식 굴파전 어쑤언. 사진 김혜준

태국식 굴파전 어쑤언. 사진 김혜준

태국의 굴 오믈렛 ‘어쑤언’은 본래 중국의 남부지방의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까만 무쇠 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촉촉한 굴과 숙주 그리고 부드러운 달걀 반죽이 어우러진 어쑤언은 겨울을 알리는 메뉴다.

굴의 제철 역시 겨울이다. 김장 속 싱싱한 생굴부터 껍질 채 담긴 석화를 커다란 찜통에 익혀가며 차가운 소주를 잔에 채워 마실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11월부터 굴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사실 굴의 맛은 추워질수록 더 깊어진다. 굴을 좋아하지만, 날이 추울수록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터라 요즘은 익혀 먹는 굴 요리를 고민하게 된다. 다행히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당뇨 식단에서도 굴은 꽤 훌륭한 역할을 한다. 열량이 적고 단백질이 많으며 비타민 D, 셀레늄, 오메가3, 아연이 많아 체내에서 여러 활약을 해준다. 특히 혈당조절을 돕는 고단백 식이요법이 가능해 섭취를 지향하는 편이다. 내가 선호하는 굴 요리로는 굴과 무채, 들깨를 넣은 굴 솥밥, 매생이를 풀어 넣어 시원한 국물이 특징인 매생이굴국이 있다. 여기에 곱창김이나 물김이 있다면 더더욱 감칠맛이 좋은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어쑤언은 숙주와 고수를 넣고 만드는 굴 오믈렛이다.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 않아 집에서 자주 해 먹곤 했는데 약간의 전분과 물, 피시소스와 다진 마늘, 기호에 따라 굴소스 약간 더해 물 반죽을 만들어 굴과 숙주를 볶다가 달걀물을 붓고 살짝 익혀 내면 끝이다. 그런데 내가 만드는 어쑤언 버전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바로 쪽파다.

씹는 맛을 더하기 위해 쪽파를 바닥에 깔고 굴과 숙주, 달걀 반죽을 얹었다. 사진 김혜준

씹는 맛을 더하기 위해 쪽파를 바닥에 깔고 굴과 숙주, 달걀 반죽을 얹었다. 사진 김혜준

씹는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인답게 쪽파를 바닥에 깔고 굴과 숙주, 달걀 반죽을 올려 파전처럼 완성한 어쑤언이다. 쪽파를 넣은 어쑤언의 아랫부분은 중약불로 구워서 익힌다. 반면 윗부분은 약불에서 뚜껑을 덮어 스팀의 열기로 익힌다. 대파로 기름을 내어 향미를 더하는 방법도 있지만 알싸하게 구워진 쪽파로 굴과 숙주, 버섯을 감아 한입에 먹는 알찬 맛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당뇨인이라면, 소스를 최대한 소량으로 사용하는 조리법을 권한다. 굴소스를 넣으면 맛의 밸런스가 쉽게 잡히지만, 조금 들큼한 맛이 생기고 만다. 나는 가능한 깔끔한 맛이 나도록 피시소스로만 간을 하는 편이다. 피시소스가 없다면 참치액젓이나 멸치액젓을 물과 섞어 반죽을 만들어도 된다. 산미를 활용하는 조리법도 도움이 된다. 소스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양의 반만 쓰고, 대신 요리의 마지막에 레몬이나 라임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을 더해주면 맛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어쑤언을 완성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두툼한 무쇠 팬이다. 그 어떤 요리라도 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쇠 팬에서 맛 좋게 구워진 쪽파의 풍미는 우리네 파전을 떠올리게도 한다. 동시에 고수가 가진 향미는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전해준다. 이 두 가지의 풍미가 자연스레 굴과 달걀 반죽에 스며들어 결국 위스키 한 샷 더한 하이볼을 생각나게 한다.


Today’s Recipe 김혜준의 태국식 굴파전
“굴 세척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으면 된다. 집에 무가 있다면 갈아서 그 안에 굴을 넣고 살살 비빈 후 물로 씻으면 더 깔끔하게 씻을 수 있다. 피시소스의 양은 기호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굴소스를 더해도 좋지만 들큼해지는 특징이 있다.”

재료 준비  

태국식 굴파전 어쑤언 재료. 사진 김혜준

태국식 굴파전 어쑤언 재료. 사진 김혜준

재료(2인분) : 굴 100g, 쪽파 10대, 숙주 100g, 달걀 2개, 고수 10g, 느타리버섯 약간, 레몬 1/4개
양념 : 물 4큰술, 피시소스 3큰술, 전분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반, 소금과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소금물에 굴을 살살 흔들어 씻는다.
2. 숙주는 잘 씻어서 채에 받혀 물기를 뺀다. 쪽파와 고수, 느타리버섯도 세척 후 칼질한다. 쪽파는 사용할 팬의 지름 크기로 단정하게 자르고 고수는 토핑용으로 총총 썬다. 느타리버섯은 기둥 밑부분을 자른 후 손으로 결을 따라 찢어 놓는다.
3. 양념을 작은 볼에 모두 담아 섞어 둔다.
4. 달걀은 따로 풀어 준비한다.
5. 잘 예열해 둔 팬(무쇠 팬 추천)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쪽파를 깔아 둔다. 이때 불은 중약불을 유지한다.
6. 위에 굴과 버섯 그리고 양념의 1/2를 바르듯 얹는다.
7. 숙주와 굴 나머지를 얹고 달걀물을 위에 얹듯이 골고루 풀어 준다.
8. 약불로 불을 줄이고 위에 얹은 굴이 익도록 뚜껑을 덮어준다.
9. 달걀은 촉촉해지고, 굴의 색이 익어가면 완성이다. 요리에 레몬 1/4을 뿌려 주고 고수와 쪽파를 토핑한다.
10. 무쇠 팬 그대로 서브하여 앞접시에 덜어 먹는다.

김혜준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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