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호남서 가장 번화했던 충장로, ‘7080축제’로 띄우고 100억원 들여 옛 영광 되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광역시 충장로는 해방 이후 1990년대까지 호남지역 최대 상권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도심공동화현상으로 급속도로 쇠퇴했다. 광주 동구는 침체한 상권을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국제 규모 축제를 열고, 여행코스 개발 등 상권 르네상스 사업도 추진한다.

1980년대 충장로가 북적이는 모습. 인문도시 동구 온라인기록관 누리집 캡처

1980년대 충장로가 북적이는 모습. 인문도시 동구 온라인기록관 누리집 캡처

추억 소재 길거리 도심 축제 ‘추억의 충장축제’ 

광주 동구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추억의 광주충장월드페스티벌’을 열었다. 2004년부터 해오던 ‘추억의 7080 충장축제’이름을 바꾸고 규모도 키운 것이다. 세계적인 도심 길거리 축제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올해는 ‘제1회 버스커즈 월드컵 in 광주’를 충장축제 기간에 열었다. 길거리공연 뮤지션이 45개국에서 539개 팀(국내 388팀, 해외 151팀)이 참가해 총상금 1억9400만원을 놓고 경쟁했다. 우승팀에게 1억원, 준우승팀에는 3000만원을 줬다. 충장로월드페스티벌 기간에 거리 곳곳에서 길거리 뮤지션 공연도 열렸다.

광주 동구는 충장로 명성을 되찾기 위해 광주충장로축제를 열어왔다. 축제는 매년 10월 충장로·금남로 일대에서 개최됐다. 추억의 테마거리·고고장 등을 만들고 퍼레이드, 대학가요제 리턴즈, 레트로 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업비 100억원 들여 충장상권 살린다

광주 동구는 올해부터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도 한다. 여기에는 국비 50억원 등 100억원을 투입한다. 구도심을 상권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해 2026년 12월까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제19회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충장축제) 첫날인 지난달 13일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열린 추억의 테마거리 개관행사에서 배우들이 임택 동구청과 함께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9회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충장축제) 첫날인 지난달 13일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열린 추억의 테마거리 개관행사에서 배우들이 임택 동구청과 함께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업 분야는 예술이 있는 상권(Art), 문화가 있는 상권(Culture), 지속 가능한 상권(Eco) 등 세 가지다. 예술 분야에서는 장인·명장 등 오래된 가게를 중심으로 장인 거리와 영화의 거리, 도깨비 골목을 조성하고 국토교통부 사업과 연계해 여행 코스도 개발한다. 문화 분야는 영화제와 뮤지컬, 각종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지속 분야는 메타버스 가상상권 구축, 미디어아트 가든 조성, 청년 창업 지원 등이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충장로가 다시 찾고 싶은 골목, 살아 숨 쉬는 호남 최대 상권의 옛 명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상인들이 만든 거리 충장로

충장로는 1905년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상인이 만들어온 거리다. 은행·극장·요식업체를 중심으로 1920년대 본격적으로 상권이 형성됐다. 1990년대는 고급 양장 기술자가 모이면서 광주 패션계를 이끌었다. 60~70년대에는 전통한복 상권도 형성됐다.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 계획도. 광주 동구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 계획도. 광주 동구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상무·첨담·수완지구 등 외곽지역 대규모 택지개발로 상권이 분산되기 시작했다. 또 2004년 광주시청, 2005년 전남도청 등 관공서가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했다.

현재는 빈 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한복과 양복·귀금속·직물, 도매·잡화 등 일부 가게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강국(76)씨는 "요즘 손님이 한 달에 한 명도 안 올 때가 있다"라며 “르네상스 사업 등으로 충장로가 옛 영화를 되찾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