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경기 후 외신과 한국어로 인터뷰했는데,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해 달라”는 황의조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대한축구협회 스태프를 통역사로 착각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황의조는 지난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9분까지 뛰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팽팽히 맞서다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의조의 슈팅은 이날 경기 중 가장 골과 근접한 찬스였다. 황의조는 전반 34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김문환(전북)이 내준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은 골대 위로 날아갔고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황의조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황의조는 “패스가 잘 왔고, 깔아 차서 득점하려고 했는데 공이 떠서 아쉬웠다”며 “다음 경기에 그런 기회가 오면 결정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좋은 경기력으로 저희가 하고 싶은 축구를 보여 줄 수 있었다”며 “남은 두 경기 잘 준비해서 오늘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나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문제는 이다음에 발생했다. 황의조는 한국어로 인터뷰했는데, 황의조의 답변을 영어로 통역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황의조는 “영어로 얘기(통역)해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요청했다. 현장에 있던 외신 기자도 “통역해 달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나 통역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황의조는 “영어로 (통역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재차 항의했지만, 통역이 되지 않은 채로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대표팀 미디어 담당자에 따르면 현장에서 외국 기자의 질문을 통역해 황의조에게 전달해준 남성은 전문 통역사가 아니라 인터뷰를 모니터링하는 대한축구협회 스태프였다. 경기 직후 그라운드나 터널(통로) 등에서 진행되는 방송 인터뷰는 대체로 같은 국적의 언론사가 참석하기 때문에 통역사가 의무적으로 배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표팀 미디어 담당자는 “해외방송사와의 플래시 인터뷰는 질문만 주변 스텝이 통역해주고 답변은 따로 통역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며 “황의조 선수가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통역 여부를 물어본 건데 이게 신경전처럼 비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H조 2차전으로 가나와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