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놈이 바쁘긴 뭘 바빠”…‘고교생’ 법륜 뒤흔든 질문

  • 카드 발행 일시2022.11.28

(하)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

법륜 스님의 고향은 경북 울주군이다. 그는 경주고등학교 1학년 때 경주 지역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았다. 하루는 분황사에 들렀다. 그곳에서 도문 스님을 만났다. 도문 스님이 법륜을 불렀다. 법륜은 당시 시험 기간이었다. 그래서 “바쁘다”고 대답하고 얼른 가려고 했다. 도문 스님은 그를 세워 물었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법륜은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학교에서 왔습니다.”
“그 전에는?”
“집에서 왔습니다.”
“그 전에는?”

도문 스님은 물음을 멈추지 않았다. 분황사에 오기 전에는 학교, 학교에 오기 전에는 집. 그런 식으로 ‘내가 온 곳’을 계속 따져 들어갔다. 결국 법륜은 “어머니 배 속이요”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도문 스님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어머니 배 속 전에는 어디서 왔느냐?”

법륜 스님이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 옥상에 있는 법당 앞에 서 있다. 백성호 기자

법륜 스님이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 옥상에 있는 법당 앞에 서 있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