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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이재명 설득하려 ‘대장동 일당’에 김만배 영입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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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남욱(천화동인 4호)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를 설득하기 위해 참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또 설득을 위해 이 대표와 친분이 있던 김태년 민주당 의원 측에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재확인했다.

남 변호사는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앞선 공판에서 ‘김씨를 대장동 사업에 참여시킨 것은 이재명 시장 설득용이었다’고 증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김씨가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어 민간 개발업자들을 위해 로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김씨가 직접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다고 듣지는 못했고,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김씨에게 부탁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배모(김씨 후배이자 천화동인 7호 소유주) 기자에게서 김씨가 수원 토박이라 그쪽에 지인이 많고 기자 생활을 오래 해서 관련 정치인들과 친분이 많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부연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김씨와 친분이 있고 이재명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라고 들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이라고 들었다. 김씨가 2011∼2012년 이 세 분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당시 이 대표가 대장동을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고 공표하자 이를 순수 민간개발로 돌리기 위해 친분을 통해 설득하려 애를 썼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남 변호사는 “김씨가 실제 그런 활동을 했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또 ‘김태년 의원 측에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재확인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정영학(천화동인 5호) 회계사의 2013년 녹취록에서 남 변호사가 ‘1억6000만 원을 준 것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한 대목의 뜻을 묻자 남 변호사는 “저 금액은 김태년 의원 측에 보좌관을 통해 전달한 2억원을 의미한 것으로 안다”며 “1억 6000만원이라고 말한 이유는 김씨가 4000만원을 따로 쓰셨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인이 재차 “1억6000만원이 김태년에게 간 것은 맞는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전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남 변호사의 증언에서 언급된 김태년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황당하다”며 반박했다. 그는 “지난 2월 저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관련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이번 남욱의 진술을 계기로 또다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할 경우 즉시 법적대응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함께 언급된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만배씨와 친분이 없고, 대장동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명예훼손이 이뤄진다면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반박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이 대표의 주도하에 추진됐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성남도개공 설립은 이재명 시장이 주도해 최윤길 의원의 협조를 받아 추진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며 “이재명 시장의 의지에 공사 설립이 진행된 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나 대장동 주민들이 공사 설립을 돕게 된 건 오로지 대장동 사업 진행을 위해서였지만, 시의 입장에선 공사가 설립돼야 대장동뿐 아니라 위례나 그 외 이재명 시장이 생각한 여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거로 안다”고 부연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대기 중이던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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