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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전광훈' 입당 원서 쏟아진다"…與에 부는 '아스팔트 바람'

중앙일보

입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뉴시스

24일 오전 국회에선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 세미나가 열렸다. 좌장인 김 의원이 ‘1타 강사’로 소개한 이날의 강연자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를 맡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었다. 강의 시작 3분 전 안철수 의원도 도착해 두 사람과 마주 앉았다. 이를 본 3선 김상훈 의원은 “당권 주자들이 다 모이셨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권 주자들의 경쟁은 이미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이르면 3월, 늦으면 4~5월 즈음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출마를 못박는 등 후보군도 좁혀지고 있다.

빠르면 3개월여 뒤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물밑에선 각 당권 후보 지지 세력의 당원 가입도 줄을 잇고 있다. ‘3개월 이상 당비 납부’ 조건을 충족해야 전당대회 때 투표권을 행사하는 책임당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민의힘에 접수된 입당 원서엔 ‘추천인 전광훈’이란 표현이 자주 눈에 띈다고 한다. 시·도당의 당원 가입 상황을 잘 아는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당원 가입 추천인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이름을 쓴 신청서가 뭉텅이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 등을 이끌고 야당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주말마다 열고 있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그런 그를 “극우 인사”로 분류하곤 한다. 이 때문에 ‘추천인 전광훈’ 입당 원서를 두고 당내에선 “아스팔트 보수가 적극적으로 전당대회에서 조직력을 발휘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여권에선 이러한 당원들이 대표 도전을 선언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밝힌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 등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0년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황 전 대표는 총선 이후 줄곧 “4·15 총선은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6·1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가세연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던 김세의 대표도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한 바 있다. 가세연은 줄곧 강성 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한 성접대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원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황 전 대표가 주장하는 사전투표 조작설을 언급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체 당원 중 부정선거 의혹에 동의하는 강성파는 소수이기는 하다”면서도 “여러 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김 대표의 경우 1차 투표에서 일정 득표 이상을 얻어 낮은 순위로라도 본선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최근엔 당내 주류인 ‘친윤계’를 중심으로 전당대회 때 현행 70%인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당원 투표를 좀 더 세분화해 “대의원에게 투표권을 많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결국 조직력을 확보한 출마자가 유리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선전하는 결과로 이어질 거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지지율이 3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을 보완할 수 있는 중도 성향의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도로 ‘자한당(자유한국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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