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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5개 채울 정도의 물 퍼냈다”…힌남노 할퀸 포항제철소 복구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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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3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2제선공장 3고로에서 한 직원이 출선구를 통해 쇳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23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2제선공장 3고로에서 한 직원이 출선구를 통해 쇳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23일 찾은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지하 설비실. 포스코가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제철소 복구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침수·화재 피해를 입은지 78일 만이다. 벽·바닥 곳곳엔 검게 눌어붙은 진흙이 남아 있었고, 퀴퀴한 뻘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포항제철소는 현재 선강(제선·제강)라인 복구를 모두 마치고, 압연라인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1열연·1냉연 등 7개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고, 2열연공장 등은 복구가 진행 중이다.

2열연공장에선 한해 500만t의 자동차용 고탄소강과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을 생산해왔다. 포항제철소 내 연간 생산량의 33%에 달한다. 아직 전기가 복구되지 않아 직원들은 비상 발전기에 의존해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손승락 포항제철소 열연부장은 “2열연공장은 지난 태풍 때 침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라며 “물을 빼내고 토사를 제거하는 데만 6주가 걸렸다. 퍼낸 물이 축구장 5개를 8m 높이까지 채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모터 복구 작업을 주도한 ‘1호 명장’ 손병락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상무보는 “2열연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한국 철강 산업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며 “침수된 장비를 새로 주문하면 공급·가동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재가동을 앞당기기 위해 현장에서 복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공정에 설치된 4만4000대의 모터 중 73%가 복구됐다. 내년 2월까지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까지 정상화해 모든 복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난 대비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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