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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종착지는?…“내년 3.5~3.75%서 고점 찍을 듯”

중앙일보

입력

23일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과연 금리의 ‘종착지’가 어디인지에 쏠리고 있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게 불가피하다는 전망에서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1~2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는 3.50~3.75%에서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뉴스1.

한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3.6%”

한은 금통위는 이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 효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다소 낮아지겠지만, 5% 수준의 높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5.2%·3.7%)을 소폭 밑도는 5.1%와 3.6%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고물가 상황이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경기 침체가 오거나 경제 자체가 무너지지 않는 한 한은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내년 초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연말까지 3.75%의 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내년 금리 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6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연 5.25%에 이를 확률(41%)이 가장 높다.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설 경우, 한국도 간격 좁히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외국인 자금 유출, 원화 약세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더 있다고 본다”며 “미국이 3월 5.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국도 1·2월 두 차례에 걸쳐 3.75%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둔화·금융 시장 불안에 상승 폭 제한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채권 시장 등 금융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내렸다. 미래에셋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코로나 19가 발생한 2020년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2% 아래 성장률은 드문 현상”이라며 “내년 한 차례 인상 후 3.5%에서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KB증권은 최종 금리를 3.75%로 예상하면서 자금 시장의 경색 국면이 지속할 경우에는 3.5%대에 머무를 수 있다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와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금리가 3.5%가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 어음(CP), 회사채, 여전채 등 국내 신용시장의 위험이 지속하고 있어 내년 초 3.5% 수준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는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내년 1분기 한은이 한 차례 인상해 3.5%에서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올 3·4월에 유가가 급등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역 기저효과로 내년 상반기부턴 전년 대비 물가가 떨어질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데 재정 여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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