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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발니에 썼던 노비촉처럼…러, 화학무기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행정부에서 제기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국방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수세에 몰리게 되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오른쪽 두 번째)가 2020년 독극물 공격을 당한 뒤 의식을 회복해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오른쪽 두 번째)가 2020년 독극물 공격을 당한 뒤 의식을 회복해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핵 대결'에 나서기 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먼저 사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분석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화학무기 행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 행정부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공격을 받았을 때 쓰였던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화학무기로 쓰일 수 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노비촉은 1970~1980년대 러시아에서 개발된 생화학무기다. 미세한 분말 형태로, 흡입하면 호흡정지와 장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강력한 독극물이다. 근육통, 구토 등을 일으키며 심장마비 사망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2000년 알렉세이 나발니와 러시아 정보관 출신의 영국 시민 세르게이 스크리팔(2018년)이 각각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 직전까지 간 사건이 있었는데, 두 경우 모두 노비촉이 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영국에서 알 수 없는 물질에 노출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 러시아군 정보총국 대령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2006년 모스크바 법정에 출두할 때 모습. TASS=연합뉴스

2018년 영국에서 알 수 없는 물질에 노출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 러시아군 정보총국 대령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2006년 모스크바 법정에 출두할 때 모습. TASS=연합뉴스

폴리티코는 "원래 러시아는 (노비촉처럼) 한 번에 1~2명을 공격할 때 화학물질을 쓰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화학물질은 대규모 인원 공격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에어로졸(공기 중 미립자) 형태로 만들어 다수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화학물질 중에는 쉽게 은폐 가능한 경우도 있어 서구가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목해 비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美 국방 "러시아 포탄 크게 부족…군사작전에 지장" 

이런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의 포탄이 현저하게 부족해 군사 작전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군 기내에서 받은 기자단의 질문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포탄 문제로 고전해 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군수품 보관시설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탄약 재고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지상부대 작군 전에 포탄을 대량으로 쏘는 등 포격에 의존한 작전을 펼쳐왔다. 그는 "그런 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탄약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다"면서 "러시아의 정밀유도탄 잔량이 9개월간의 침공으로 현저하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마이크로칩 등 수출입 제한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탄약을 신속하게 부대에 공급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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