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제물되기 전...독일, 단체촬영서 입 가린 포즈 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했다. A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어 '대이변'의 제물이 된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의 경기 시작 전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하며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이 시선을 끌고 있다.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베스트 11의 단체 사진 촬영 때 일제히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는 동작을 했다.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한 독일 선수 11명 전원이 같은 포즈를 취했다.

독일 키커와 dpa 통신 등 외신은 이 동작이 '원 러브'(One Love) 완장 금지에 항의하는 표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독일과 잉글랜드 등 유럽 7개국 주장들은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은 '무지개 완장'을 차고 이번 월드컵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 완장을 착용할 경우 옐로카드를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각 팀은 결국 착용을 포기했으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키커는 "선수들이 취한 포즈는 FIFA를 향해 '당신은 우리를 입 다물게 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낸시 패저 내무장관이 '원 러브' 완장을 착용한 채 일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노이어는 무지개 완장 논란이 일자 FIFA가 대회 개막 직전 내놓은 '자체 완장' 중 하나인 '차별 반대'(#NoDiscrimination)를 왼쪽 팔에 낀 채 뛰었다.

선수들이 착용하지 못한 무지개 완장은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이 대신 찼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패저 장관은 '원 러브' 완장을 착용한 채로 주변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등과 인사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