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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위기 몰렸던 일본 감독… 귀신 용병술로 독일 격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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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은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AP=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은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AP=연합뉴스

경질 위기까지 갔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기적을 일으켰다. 귀신 같은 교체 카드로 거함 독일을 무너뜨렸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독일을 2-1로 이겼다. 모리야스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한 한지 플릭 독일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패한 데 이어 일본에게도 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일본은 전반 30분 독일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골키퍼 곤도 슈이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결국 일카이 귄도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0-1로 전반을 마쳤다.

교체 투입돼 동점골을 넣은 일본의 도안 리츠(오른쪽)와 하이파이브하는 모리야스 감독. AP=연합뉴스

교체 투입돼 동점골을 넣은 일본의 도안 리츠(오른쪽)와 하이파이브하는 모리야스 감독. AP=연합뉴스

모리야스 감독은 하프타임 인터뷰에서 "페널티킥 실점은 아팠지만 어느 정도 상대에게 밀릴 수도 있다고 가정하면서 참을성 있게 싸우겠다. 선수들은 계획대로 해주고 있다. 잘 막아낸 뒤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하게 용기를 가지고 모든 플레이를 하자"고 선수들을 북돋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선수를 연달아 교체했다. 구보 다케후사를 빼고, 미나미노 다쿠미를 투입하면서 4백에서 3백으로 변화를 줬다. 11분 뒤엔 나가토모 유토와 마에다 다이젠을 내보내고, 미토마 카오루와 아사노 다쿠마를 넣었다. 후반 26분에는 도안 리츠까지 투입했다. 어떻게든 반격을 하기 위해 공격을 강화했다.

바꿔 들어간 선수들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미나미노와 도안이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28분엔 역전까지 만들었다. 이타쿠라 고의 롱킥을 받은 아사노가 좁은 공간을 파고든 뒤, 니어 포스트 쪽으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골을 넣은 일본 공격수 아사노. 로이터=연합뉴스

역전골을 넣은 일본 공격수 아사노. 로이터=연합뉴스

불과 1년 전만 해도 모리야스 감독은 경질설에 시달렸다.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겸임했던 모리야스는 도쿄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했다. 내심 메달을 노렸으나 특유의 패스 대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펼친 게 화근이었다.

이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에서도 불안하게 출발했다. 조 2위까지 본선에 나갈 수 있었지만, 초반 3경기에서 1승 2패에 머물러 조 4위까지 처졌다. 일본축구협회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후임 감독 작업까지 준비했다. 팬 설문 조사에선 무려 85%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8%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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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은 최종예선 막바지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마침내 본선 티켓을 따냈다. 조추첨에서 독일, 스페인과 함께 E조에 편성되는 불운을 겪고, 평가전에서 주춤해 모리야스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졌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제압하고 16강행 청신호를 켰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는 일본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72%로 점쳤다.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이 만든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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