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1번 외친 尹…머스크 만나선 "테슬라 국내서 만들어달라"

중앙일보

입력 2022.11.23 17:44

업데이트 2022.11.23 17:46

23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회의장 TV 화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 접견을 위해서였다. 대통령실이 사전에 예고하지 않은 ‘깜짝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와의 짧은 만남에서도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았다. 테슬라의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 (Gigafactory) 공장을 국내에 지어달라고 요청했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언급하며 스페이스X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혁하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머스크에 직접 투자 요청한 尹 

대통령실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런 윤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을 (기가팩토리의)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과 생산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구매 금액이 100억달러 이상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B20) 서밋’ 참석을 계기로 머스크와 대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출장이 취소되면서 이날 화상 면담으로 대체됐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尹 “5대 수출대국 올라서야” 

윤 대통령은 화상 면담 뒤 곧바로 서울 양재동의 코트라로 이동해 첫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연간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수출 위기’ 극복을 위해 윤 대통령이 제안한 회의다.

윤 대통령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수출 규모가 세계 7위까지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글로벌 복합위기를 기회로 세계 5대 수출대국으로 설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증진 전략과 문제점을 직접 점검하겠다”며 “모든 부처가 산업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 환경부도 환경 산업을 키워나가는 부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다시 수출을 일으키려면 산업 전략은 물론, 금융시스템 등 모든 분야와 정책을 수출 확대라는 목표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언론에 공개된 모두·마무리 발언에서만 ‘수출’을 31번 언급했다.

“한반도 안보 빼면 모두 비즈니스 이슈”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의 목표도 철저히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외교라는 것도 철저하게 경제와 안보”라며 “한반도 안보를 위한 외교 활동을 빼면 모든 해외 순방은 철저하게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져야 한다. 장관들도 비즈니스 이슈를 중심에 놓으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수석은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26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우디의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최소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가 구체화하면 추가 성과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회의 도중 야당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정부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관련 예산을 야당이 전액 삭감하려 한다며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수출전략회의 운영계획 보고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별 수출 전략 지원 방안 및 정상 경제외교의 성과 이행 방안 발표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현대자동차와 삼성물산 등 주요 기업의 대표와 수출 관련 민·관 관계자 40여명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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