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SKT, ‘이프랜드’로 49개국 진출…메타버스에 사활 건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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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글로벌 라운지에서 다양한 인종의 아바타들이 덴마크 패션 기업 ‘비르거 크리스텐슨’의 디지털 의상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글로벌 라운지에서 다양한 인종의 아바타들이 덴마크 패션 기업 ‘비르거 크리스텐슨’의 디지털 의상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로 글로벌 49개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륙별 주요 통신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각국에 맞는 특화 기능도 선보일 예정. 국내 통신사들의 숙원이던 해외 진출의 꿈, 메타버스로 이룰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SKT는 지난해 7월 국내에 선보인 이프랜드를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 49개국에 동시 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앱에서 국내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한국에서 접속하면 한국 설정으로, 해외에서 접속하면 글로벌 설정으로 실행된다. 글로벌 버전은 영어, 중국어(번체·간체), 일본어를 지원하며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으로 출시됐다.

글로벌 이프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해 SKT는 대륙별 주요 통신 사업자와 파트너십도 맺는다. 우선 지난 18일 일본의 1위 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메타버스용 콘텐트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중동의 통신사 이앤, 동남아의 싱텔과도 손잡았다. 현재 다른 해외 통신사들과도 협상을 추진 중이다. SKT는 해외 파트너들과 지역별 특화 기능을 개발해 글로벌 이용자를 모으겠다는 계획. 이프랜드의 국내 사용자는 올해 3분기 기준 1280만명 수준.

이게 왜 중요해

① 글로벌 재도전: 국내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진작부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SKT의 경우, 지난 2001년 2세대(2G)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로 몽골에 진출했고 이후 베트남·중국·미국 시장에도 도전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국가 기간사업인 통신 분야에서 해외 사업자가 현지에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이제 통신사들은 비통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면서, 통신망 아닌 플랫폼을 들고 글로벌 진출을 다시 타진하고 있다.

② 통신·콘텐트의 상승효과: 통신사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통신과 콘텐트 매출이 함께 늘어나는 상승효과를 기대한다. 메타버스 이용자가 증가하면 전용 콘텐트의 가치가 올라가고, 광고 수요도 늘게 된다. 메타버스 서비스를 원활히 즐기기 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5G로 갈아타는 가입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플랫폼 서비스가 고가의 통신서비스 수요를 끌어올리게 되는 것.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과 함께 기본적으로 통신 기반의 수익 모델 서비스”라며 “엄청난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데는 어때

네이버는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15일 부산에서 진행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을 제페토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15일 부산에서 진행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을 제페토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 네이버]

페이스북이 사명을 아예 메타로 바꾼 데서 볼 수 있듯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메타버스 선점 경쟁에서 예외는 아니다.

◦ 네·카가 빠질 수 없지: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지난 2018년 출범해 현재는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국내를 비롯해 약 20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약 3억4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미국의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함께 메타버스 대표주자로 자리한 상황.

카카오는 내년 3분기 오픈베타테스트(OBT)를 목표로 ‘컬러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웹스트리밍을 통해 쓸 수 있는 오픈형 3차원(3D) 플랫폼을 표방한다. 카카오게임즈와 계열사 넵튠, 컬러버스가 손잡고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 KT·LG유플러스도 시동: KT와 LG유플러스도 메타버스 서비스에 공들이고 있다. KT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각각 겨냥하고 있다. 인터넷(IP)TV 셋톱박스를 활용한 ‘지니버스’는 가정용 교육·헬스케어 부문에, 기업을 겨냥한 ‘메타라운지’는 맞춤형 가상 업무 공간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직장인 대상 가상오피스와 키즈동물원을 준비 중이다. 지난 4월엔 숙명여대 특화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했으며 내년에는 이화여대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힘 싣는 정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버넥트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민관TF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버넥트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민관TF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민간 끌고 정부 밀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는 2024년 구축을 목표로 민간 주도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확장현실(XR) 전문기업 시어스랩이 주도하는 6개사 메타버스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정부는 최대 150억원을 투입해 일상생활, 경제활동 등에서 기존과 차별화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

◦ 규제 걷어내고: 과기정통부는 이날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메타버스 윤리원칙’과 ‘메타버스 규제개선 로드맵2.0’ 추진상황도 공유했다. 연말까지 ‘선허용-후규제’ 등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체계 근거 등을 마련할 계획.

남은 과제는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세계 시장에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가 관건. 국가별 특화 기능을 개발하겠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강자의 단일 서비스가 시장을 독식하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해당 전략이 유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 이용자수가 주춤해진 것도 변수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메타버스 빅테크 기업들의 인력감축, 투자조정 등에서 보듯이 신산업 성장 초기에는 항상 긍정론과 부정론이 같이 제기된다”며 “규제 개선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선도 기반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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