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공시 가격을 현실화하고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내리기로 하면서 실제로 내년에 아파트 재산세가 얼마나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로 적용했을 때 서울 주요 공동주택 보유세는 실제로 얼마나 줄어들까.
중앙일보는 23일 정부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세무사)에 의뢰해 서울 시내 17개 대형 아파트 단지 2023년도 주요 단지별 보유세를 추정했다. 보유세는 재산세·도시지역분·지방교육세·종부세·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한다.
이 결과 주요 단지 보유세는 최소 36만원에서 최대 839만원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단지는 송파구 잠실3동 잠실주공5단지다. 지난해 1050만원 정도 보유세를 납부한 이 아파트 82.61㎡ 소유자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엔 769만원 안팎을 내야 했다. 하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이후엔 40.3% 감소한 626만원 정도만 납부할 전망이다.
올해 공시 가격이 20억 원대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84.97㎡·1499만원→1155만원)나 10억 원대인 강동구 고덕1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84.74㎡·294만→235만원)도 각각 15~24% 세금을 덜 내게 됐다.
주요 단지 재산세 얼마나 떨어지나
금액으로 보면 대체로 가격이 비싼 아파트일수록 세금이 더 줄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235.31㎡)은 2022년 대비 약 839만원 감소할 전망이다(4818만원→3979만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12.96㎡)나 래미안대치팰리스(84.97㎡) 역시 올해보다 200만원 이상 세금을 덜 내게 됐다.
이번 정부 발표 이전까지는 17개 주요 아파트 단지 중 10개 단지가 내년 보유세가 증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공시 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로 보유세가 2022년 대비 증가하는 단지는 2개로 줄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120.82㎡)는 내년 보유세가 1999만원에서 1640만원으로 359만원 정도 줄어들지만, 올해 1456만원보다 많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84.81㎡) 역시 내년 예상 세금은 538만원가량으로 올해(436만원)보다 더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병탁 부동산팀장은 “단지별로 시세 상승·하락 폭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공동주택 단지는 2022년보다 보유세 납부액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재산세는 공시가격현실화율 인하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에 따라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