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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빨간불'에 6대 시장 특화 전략, 예산·금융 등 집중 지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정부가 종합 대책을 꺼냈다. 미국·중국 등 6대 수출 시장에 특화된 전략을 짜고,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해 무역금융·예산 등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첫 번째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했다.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 400억 달러에 육박한 연간 무역적자 등 무역 부진에 대한 범정부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날 회의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부처 장관, 유관기관,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데 이어 이달 수출(1~20일)도 16.7%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역성장이 유력해졌다. 월별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라 수출 반등 요인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내년 수출 상황을 '약보합세'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선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무역수지도 266억 달러 적자로 전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무역 전반이 흔들림에 따라 정부는 주요 수출지역별 특화전략 및 수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3대 주력 시장(미국·중국·아세안), 3대 전략시장(EU(유럽연합)·중동·중남미)별로 전략을 짜고 주요 산업별 수출 경쟁력 강화, 전 부처 차원의 지원 체계 구축 등에 나서는 게 골자다.

3대 주력 시장은 국내 수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엔 교역·투자 다변화를 추진하고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무역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실버'나 '싱글' 같은 중국 내 소비 트렌드에 맞춘 소비재 수출 확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은 친환경·공급망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 기업 참여를 늘리는 한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 현안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중간재 편중이 심한 아세안 시장은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소비재와 서비스, 인프라 수출도 늘리기로 했다.

이들보다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3대 전략시장은 지역별 특성에 맞춘 협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동은 에너지·인프라 진출, 중남미는 FTA 고도화와 공급망 협력, EU는 원전·방산 수출 등에 나서는 식이다.

정부가 발표한 수출 대책의 추진 과제.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발표한 수출 대책의 추진 과제.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수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에도 나선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무역보험공사는 내년 무역금융 규모를 최대 260조원까지 늘린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신용 보증 한도도 현행 70억원·100억원에서 100억원·200억원으로 각각 확대된다. 내년 수출지원사업 예산의 60% 이상인 약 8100억원은 상반기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무통관 수출에 무역금융과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는 등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와 조선, 이차전지 같은 주력·첨단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는 기존에 발표한 산업별 대책 중심으로 추진한다. 원전·방산·해외건설 등 유망산업은 담당 부처별로 수출 활성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매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14개 유관 부처가 참여하는 '수출지원협의회'를 열어 수출 지원 상황 등을 꾸준히 점검할 계획이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급증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도 최대한 줄여 무역수지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1996년(206억2400만 달러)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는 연간 무역적자의 주된 요인이라서다. 에너지 효율을 올리기 위해 내년부터 전기요금 등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한편, 저소비·고효율 산업 기술 혁신 등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오른쪽부터)빈 살만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SPA 캡처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오른쪽부터)빈 살만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SPA 캡처

한편 이날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아세안 등 정상 경제외교 성과 이행 방안도 논의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으로 체결된 에너지·인프라·신산업 등 26건의 업무협약(MOU)과 계약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한-사우디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우디 네옴시티 등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 수주 확대 차원에서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운영한다.

아세안도 산업부와 기재부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상 경제외교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공급망이나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재생에너지 같은 그린 전환 협력 등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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