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빼돌려 국부 유출…국세청, 역외탈세 53명 세무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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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해외 거래처로부터 출장 가서 일한 대가를 외화 현금으로 받았다. A사 대표는 이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해외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 회사 법인카드를 현지 카지노 호텔에서 긁은 뒤 다시 이를 돌려받는 수법으로도 현금을 챙기기도 했다. 4년간 64회에 걸쳐 이렇게 돈을 빼돌린 게 국세청에 적발되면서 그는 수십억원을 추징당하게 됐다.

#B사는 자신의 사업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개발했지만, 이를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발행했다. 가상자산을 발행을 통해 얻은 이익은 페이퍼컴퍼니로 들어가 국내에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B사 사주가 차명계좌로 관리하던 해당 가상자산을 거래소에서 매각하고, 이를 자신 계좌로 받은 것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사주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A사의 역외탈세 수법. [자료 국세청]

사주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A사의 역외탈세 수법. [자료 국세청]

국세청이 국내 법인의 자금‧소득을 국외로 이전하거나, 국내에 반입해야 할 소득을 현지에서 빼돌린 역외탈세자 53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해외투자를 명목으로 자금을 유출하거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있지도 않은 외주거래가 발생한 것처럼 속이는 수법이 대다수였다. A‧B사도 이와 같은 경우다. 국세청은 다국적기업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해 얻은 이익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국외로 몰래 반출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최근 3년간 이와 같은 역외탈세 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액만 4조149억원에 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국내 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반사회적 역외탈세로 외화자금을 빼돌리며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역외탈세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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