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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CEO 전격교체는 체이펙에 대한 다른 경영진 불만이 결정적”

중앙일보

입력

체이펙 前 디즈니 CEO. AP=연합뉴스

체이펙 前 디즈니 CEO. AP=연합뉴스

밥 체이펙 월트 디즈니 전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교체된 데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디즈니이사회는 지난 20일 밤 체이펙 CEO를 전격 경질하고, 과거에 디즈니를 15년간 이끌었던 로버트(밥) 아이거를 새로운 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체이펙은 2020년 2월 아이거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 뒤 올해 초 이사회에서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회사를 잘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이사회 만장일치로 임기 3년 연장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5개월 만에 전격 해임됐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체이펙이 이사회로부터 임기를 연장받았지만 그동안 지위는 흔들렸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매카시 CFO를 포함해 다른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체이펙 정책에 대한 불만을 당시 아이거에게 털어놨고, 아이거는 이사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라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체이펙은 두 곳의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로부터 비용을 절감하고 주요 전략을 변경하라는 압력을 받기도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였다.

당시 디즈니는 디즈니+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3분기 손실이 14억7000만 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월가의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우울한 실적에도 체이펙의 어조는 낙관적이었고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고, 그들에게 신뢰를 주지는 못했다.

다음날 디즈니 주가는 13% 급락했고,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인 보고서를 쏟아냈다. 심지어 금융시장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진행자는 체이펙의 해고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매카시 CFO는 이에 체이펙이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이사회에 보고했고, 이사회는 아이거와 접촉한 뒤 복귀 의사를 확인하고 곧바로 CEO 교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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