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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내일 석방되는 김만배 겨냥 “형이 징역 대신 살아줄 거 아니잖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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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49) 변호사가 민간업자 중 맏형인 김만배(57) 화천대유 대주주를 겨냥해 “형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잖아”라고 22일 말했다. 전날 대장동 재판 법정에서 “김씨한테 들어서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다. 그는 대장동 의사결정권자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고 진술 태도를 바꾼 데 대해서도 “내가 책임을 떠넘긴다는 시각이 있지만 하지 않은 일을 자꾸 했다고 하면 억울한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남 변호사는 2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폭로전에 나선 데 대해 “높은 사람들한테 책임을 떠넘긴다는 시각이 있는데, 내가 한 만큼만 책임지려고 하는 걸 수도 있지 않으냐”며 “쟤도 잘못한 게 맞고 회장(김만배씨)도 일당이고 이런 것들을 밝히는 과정에서 상대방들의 책임이 이만큼이었는데, 책임이 늘어나니까 상대방들은 ‘왜 저래’ 째려보겠지. (그러나) 이제 와서 내가 ‘형(김만배씨)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잖아’라고 반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 대표 측이 자신의 법정 증언을 거짓 주장이라고 한 데 대해 “13년 동안 발생한 일들을 이렇게 모두 지어내서 말했으면 등단했을 것”이라면서 “내가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겠다”고 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고소할 수 있다. 왜 위증죄로 고소하겠다는 얘기는 안 나오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민간업자 중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김만배(화천대유 회장)씨의 책임을 추궁하는 발언도 했다. 남 변호사는 “회장님(김만배씨)이 주식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데, 본인은 ‘모른다’고 하면 주식을 왜 도대체 많이 갖고 있느냐”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나 자신과 달리 김씨가 여전히 이재명 대표 측의 차명 지분 의혹과 금품 제공 의혹 등을 시인하지 않는 데 대한 반박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남욱 변호사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대장동 의혹의 정점으로 이재명 대표와 측근들을 지목한 가운데 24일 마지막으로 석방되는 김씨가 태도를 바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이 천화동인 1호 차명 보유를 포함해 이 대표 관련 의혹을 규명하려면 정 실장, 김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들과 대장동 사업자 사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한 김씨의 진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24일 0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다.

아직 김씨는 이 부분에 대해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분 및 배당이익 428억원 약속을 인정하면 국고로 몰수될 수 있어서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들이 구속된 상황에서 김씨 역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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