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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내년 1.8%대 성장" 전망…두달새 0.4%P 낮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줄줄이 1%대 성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국 경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OECD는 22일(현지시간) ‘위기에 맞서며(Confronting the Crisis)’라는 부제로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한국 경제가 내년에 1.8%, 2024년 1.9%로 2년 연속 1%대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9월 발표한 직전 전망(2.2%)보다 0.4%포인트 낮춰 잡은 숫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 경제, 역풍 맞아”

OECD는 한국의 가처분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주택시장이 부진을 겪으며 민간 소비와 투자가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의 감소는 최근 어려움에 빠진 무역에 더욱 부담을 가하고, 낮았던 실업률은 높아지며, 고물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물가는 서비스 가격과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올해 5.2%에서 내년에는 3.9%, 내후년 2.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 경제의 저성장 위기에 대한 전망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경제가 1.8%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산업연구원도 내년 1.9%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지난 9월에 이미 1.9%의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5.1%, 세계 금융위기 때였던 2009년 0.8%, 코로나19 위기 속 2020년 –0.7% 성장률 이후 새로운 위기를 경고하는 수치다.

OECD는 한국의 고금리 상황 때문에 경제 주체의 부채 상환 부담과 기업의 부실이 커지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다만 지정학적인 긴장이 줄어들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린다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유지

세계 경제에 대해 OECD는 올해 3.1% 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 2.2%로 둔화하고 2024년 2.7%로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에 닥치며 저성장과 고물가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한 OECD의 전망은 지난 9월 전망과 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0.5%로 제시해 직전 전망을 유지했다. 유로존 국가의 내년 성장률은 이전 0.3%에서 0.5%로 올려 잡았다. 내년 일본 경제는 1.8% 성장을 예상하며 전보다 0.4%포인트 상향했다.

신흥국에선 러시아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5.6%로 직전 전망 대비 1.1%포인트 낮췄다. 중국도 4.6%로 직전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 보편지원서 선별지원으로 전환해야”

OECD는 한국의 재정정책에 대해 “보편적 지원과 에너지 가격 보조에서 취약 가계·기업 대상 선별적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에너지와 관련해선 “절약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정 건전화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재정준칙을 채택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각국 정부에는 에너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충격에 대응한 무역 활성화, 기술투자 확대,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의 정책 추진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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