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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경제‧외교‧정치 다 위기…실질적 혁신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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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용 상승 충격이 세계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깨지고 지정학적 불안정‧불확실성의 시대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위기다. 국내 상황뿐 아니라 국제 정세도 심상찮다. 정치‧외교안보‧경제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선 한 목소리로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남덕우기념사업회가 22일 ‘윤석열 정부의 평가와 미래를 위한 조언’이라는 주제로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다.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진단

22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윤석열 정부의 평가와 미래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남덕우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광두 남덕우기념사업회 회장, 성태윤 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사진 남덕우기념사업회]

22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윤석열 정부의 평가와 미래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남덕우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광두 남덕우기념사업회 회장, 성태윤 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사진 남덕우기념사업회]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성 교수는 국내적으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의 후폭풍으로 경제 여건이 악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공급비용 상승 충격이 겹쳤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부진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이 문제 될 수 있는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정부의 재정 운용 폭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부채와 인구 변화라는 두 가지 문제가 한국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분기 GDP 대비 한국 가계부채(105.4%)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며 “부채가 임계구간을 넘어서면 소비지출이 줄고, 궁극적으로 성장을 끌어내린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출산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변화로 쉽게 말해 내일이 오늘보다 못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완화 수준 아닌 혁신 필요”

성 교수는 위기 극복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된 윤 정부의 해법으로 규제 혁신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새로운 사업체의 진입을 방해하는 규제는 과감하게 제거해 여러 회사가 가격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1980년대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을 돌파하기 위해 항공‧버스 등 규제를 혁신한 경험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혁신은 통상적인 수준의 규제완화와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도 위기에 처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요동치면서다. 김정섭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 우선주의라는 정책 유사성을 갖고 세계화 기조를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 구도가 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치를 설정하고 우리 외교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내 정치의 분열 구도가 대외정책에 그때그때 투영되면 강대국 개입의 빌미를 주게 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절대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위협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巨野에 정치도 위기…“설득 리더쉽 보여야”

김형준 명지대 특임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상황에 부닥쳤다고 짚었다. 경기 전망이 어려워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거대 야당으로 인해 적극적 정책을 펴기도 어려워서다. 김 교수는 “예산‧세법 등 전부 야당에 의해 한 발도 못 나가는 상황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 본인도 처음 당선 때 국민이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대통령 어젠다가 불명확해 윤석열다움이라고 부를 만한 모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 같은 설득의 리더쉽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에게 어떤 걸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 미래 청사진이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밝히고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며 “뭣보다 야당과도 절박한 심정으로 협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전 6개월처럼 극한의 대립 구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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