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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24일 파업 예고...정부 "안전운임제 확대 안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화물연대가 22일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22일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0시부터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품목 확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총리 주재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 이날 회의 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화물연대가 지난 6월에 이어 5개월 만에 집단운송거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안전운임 계속 유지) ▶적용 품목 대폭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 0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원 장관은 그러면서 "그간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거쳐 현행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적용 중인 안전운임제의 일몰을 3년 연장 추진하되 품목확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그보다 적은 돈을 지불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3년 한시로 2020년부터 적용돼 올해 말 종료 예정이다.

 원 장관은 또 "안전운임을 한시적으로 시행한 결과 당초 제도의 목적이었던 교통안전 효과가 불분명한 것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일몰 연장을 통해 제도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안전운임제가 시행되기 전인 2019년과 시행 뒤인 2021년의 화물차 교통사고를 비교하면  견인형 화물차의 경우 교통사고는 8%가 늘었고, 사망자 수는 42.9%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운임제 대상 차량인 컨테이너와 시멘트가 견인형 화물차의 78%(2만 7500대)를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화물차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는 줄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전 당정협의를 갖고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상 품목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을 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 직후 “최근 고유가 상황과 이해관계 자간의 의견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확대하려고 하는 품목들의 (차주) 임금이 어떤 경우는 (월) 500만~600만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런 요구는 대의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화물연대 파업 관련 긴급당정협의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화물연대 파업 관련 긴급당정협의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성 의장은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 정부가 화물 운송 운임을 정하고 처벌까지 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대비해 경찰청·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 본부를 구성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항만, ICD(컨테이너기지), 고속도로 요금소, 휴게소 등 중요 물류거점에 경찰력 사전 배치 및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군 위탁 컨테이너 동원과 자가용 화물차 유상운송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집단운송거부 기간에 10t 이상 사업용 견인형 특수자동차 및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 차량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운송을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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