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넥슨의 현금창고’ 네오플 신임 대표에 ‘던파맨’ 윤명진

중앙일보

입력

넥슨그룹 계열 게임회사 네오플은 21일 ‘던파맨’ 윤명진 액션스튜디오 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네오플은 2001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전 세계 이용자 8억5000만명을 기록한 PC게임 ‘던전앤파이터(던파)’를 개발했다.

윤명진은 누구

윤 내정자는 ‘던파맨’으로 통한다. 대학 졸업후 던파에 빠져 PC방에서 살다가, 차라리 던파 만든 회사에 입사를 하는 게 낫겠다는 주변 권유에 따라 2008년 네오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2014년 던파 개발실 실장, 2017년 액션스튜디오로 옮겼다. 특히 던파의 황금기를 이끌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그가 던파 개발실을 이끄는 동안 신규 회원 가입자 수는 200% 늘고, 서비스 기간 중 가장 높은 PC방 점유율(7%대) 등을 기록했기 때문.

올해 넥슨이 내놓은 회심의 신작 ‘던파 모바일’도 그가 진두지휘했다. 개발에만 5년을 쏟아 부었다. 지난 3월 출시후 흥행에 성공했고, 이달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윤명진 네오플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 넥슨]

윤명진 네오플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 넥슨]

이게 왜 중요해

◦사원에서 14년만에 대표: 이번 인사로 윤 내정자는 입사 14년 만에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넥슨 출신이 아닌, 네오플 신입사원이 네오플 대표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넥슨그룹은 평사원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꾸준히 배출해왔지만, 대부분이 ‘넥슨맨’이었다. 현재 네오플의 노정환 대표는 2002년 넥슨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8년 네오플 대표가 됐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네오플 조종실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현재 대표직을 맡았다. 박지원 현(現) 하이브 대표도 2003년 넥슨 신입사원으로 입사, 11년 만인 2014년에 CEO가 돼 화제를 모았었다.

◦ ‘넥슨의 현금창고’ 네오플: 넥슨그룹에 네오플은 ‘캐시카우(cash cow·확실한 자금원)’ 그 자체. 주력 지식재산(IP)인 던파의 중국 내 인기 덕분에 유통사인 텐센트로부터 막대한 로열티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매출 대부분이 영업이익으로 계산돼 수익성이 높다. 네오플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연 매출·영업익 1조원을 넘겼는데, 이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92.3%를 기록했다. 이같이 넉넉한 곳간은 넥슨의 자금 조달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넥슨은 운영자금 대여 등 명목으로 네오플로부터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차입했다가 지난해 상환했다. 다만, 텐센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점은 네오플의 약점이다. 2020년부터 중국 매출이 꺾이면서 네오플 실적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지자 시장에선 우려가 나왔다.

네오플의 당기순이익은 매출을 앞지르기도 한다. 금융·기타수익 등이 늘어나면 이 같은 추월이 가능하다.[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네오플의 당기순이익은 매출을 앞지르기도 한다. 금융·기타수익 등이 늘어나면 이 같은 추월이 가능하다.[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앞으로는

네오플은 윤명진 내정자를 필두로 던파 등 대표 IP를 적극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내정자는 “IP의 가치를 더 크게 확장하는 과감한 전략과 게임 본연의 재미를 살리는 개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손꼽히는 개발 전문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네오플은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18년 2월부터 네오플을 이끌어온 노정환 네오플 대표이사는 모회사 넥슨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IP 중심 사업 개발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