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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경제 한파’…산업연 “무역적자 지속, 성장률은 1.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년 한국의 무역수지가 올해에 이어 마이너스를 이어간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21일 ‘2023년도 경제ㆍ산업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수출이 올해(이하 추정치)보다 3.1% 감소한 671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반도체 산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수입은 국내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ㆍ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올해보다 5.1% 줄어든 7360억달러다.

이에 따라 내년 무역수지는 266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탓에 올해 무역수지(426억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자료: 산업연구원

자료: 산업연구원

한국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13대 주력산업 가운데선 자동차ㆍ조선ㆍ이차전지ㆍ바이오헬스를 제외한 업종은 내년 수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난 과다 수요가 줄면서 감소세(-9.9%)로 돌아선다. 13대 주력산업 전체로는 올해 대비 4% 감소하는데, 이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와 함께 KIET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긴축정책에 따른 소비 둔화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2.5%)보다 낮은 1.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ㆍ1.8%)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1.9%)에 이은 1%대 성장 예측이다.

자료: 산업연구원

자료: 산업연구원

구체적으로 내년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4.6%)보다 크게 낮은 2.5%에 그친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실질소득과 주요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설비투자는 0.3% 감소하지만, 건설투자는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건설 자재 수급 안정화에 힘입어 1.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IET는 지금 한국의 경제상황을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선상에 놓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KIET 연구위원은 “경제 위기라기보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라며 “대내ㆍ외 여건 악화가 내년까지 지속하면 경기도 더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아직 심각한 위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KIET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세계 경제도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 산업연구원

자료: 산업연구원

한편 KIET는 내년 국제유가를 올해 평균값 대비 7.2% 하락한 배럴당 평균 90.5달러로 예상했다. 수요가 줄겠지만, 산유국의 감산 등 공급 감소 요인이 있어 당분간 고유가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상반기에는 1343.3원, 하반기에는 1295.0원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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