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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문제집 똑같네?"…수능 영어 23번 '판박이 지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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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일부 문항이 대형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3학년도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을 보면 영어영역 23번 문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글이 현재까지(이날 12시 기준) 19건 게재됐다.

논란이 된 23번 문항은 지문을 읽고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3점짜리 문제다.

해당 지문은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펴낸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했다.

2023 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2023 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 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자들은 이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며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보고 해설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한 이의신청자는 "수험생 중에는 사설 문제지를 사지 못하는 학생도 있으며 학원에 다닐 형편이 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며 "그러나 이미 한번 풀어보고 해설 강의를 들어본 학생들은 지문을 해석하고 분석하지 않아도 문제를 빠르게 풀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모든 학생이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집들을 출제본부에서 최대한 확보해 제외한다"면서 "영어 23번은 대형 학원의 한 강사가 만든 문제집으로 수업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의 학원 강사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런 것까지 다 파악할 수 없다"면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시험 보고 수업할 때 나오는 내용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평가원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수능 시험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이의신청 마감일 오전까지는 400여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이 관계자는 "오늘 접수가 마감되면 심사 처리 절차에 따라서 심사할 예정"이라며 "평가원이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영어 이의 심사 실무위원에서 논의하고 그 결과를 다음 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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