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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봐라" 그뒤 7년…똥집·막창 들고 강남 상륙한 대구 청년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 청년들의 강남 상륙기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닭똥집·막창·찜갈비·무침회·납작만두….'
이런 대구 음식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 서울 강남에 등장했다. "어서 오이소" "살펴 가이소" 같은 대구 사투리로 인사하고, 대구에서 상경한 청년들이 대구 음식만 내놓는 이색 음식점이다.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강남역 근처에 지난 19일 문을 연 ‘워너비 대구’가 그곳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주인은 대구 토박이 황보융(35)씨다. 그는 "2013년 호주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차이나타운에 가본 뒤 고향 대구의 문화와 음식을 함께 파는 음식점을 한국의 수도, 서울에 차리겠다고 결심했다”며 "돈을 많이 벌어 세계로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보 씨는 이 식당을 대구 고향 후배인 류경래(31)씨와 친척 동생 김현욱(33)씨, 대구에서 같이 상경한 장원준(35)·송용민(24)씨 등 4명과 운영한다.

'어서오세요 대구광역시입니다' 간판에 내걸어 

132㎡규모의 음식점은 '리틀 대구' 답게 입구 간판부터 대구 그 자체다. 워너비 대구라는 이름과 함께 '어서오세요. 대구광역시 입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대구 김광석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김광석 벽화가 그려져 있고, 삼성라이온스 간판타자였던 이승엽 유니폼도 걸려 있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장 입간판도 보인다. 별도 제작한 대구 83타워 조형물, 대구시 로고, 국채보상운동 화보, 홍준표 대구시장 이미지도 눈에 띈다.

전국노래자랑을 수십년간 진행했던 고(故) 송해 선생의 웃는 모습도 눈길을 붙잡는다. 닭똥집 등 메뉴 옆엔 음식 사진과 이야기가 빼곡하다. 23개 테이블과 룸은 1번·2번 같은 번호에 더해 동성로·수성못·동촌유원지 등 대구 명소 이름이 적혀 있다. “수성못에 닭똥집 한 접시와 무침회 한 쟁반.” 이렇게 대구 주제로 주문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워너비 대구. 온통 대구를 상징하는 소품과 벽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황보 씨는 직접 요리를 한다. 고춧가루 등 음식 재료를 90% 이상 대구에서 사다가 쓴다고 한다. 술상에서 빠지지 않는 술도 대구에서 맛볼 수 있는 '참소주'가 메인 상품이다. 그는 "워너비 대구 음식점 전체를 대구라는 주제 하나로만 꾸며 운영하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고 사흘간 대구행 "다시 온다"

황보씨가 '대구'라는 주제를 들고, 서울에 상륙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27세 때 7000여만원을 들고 서울 잠실에 대구를 주제로 음식점을 차린 적이 있다. 하지만 경험 부족 등으로 2년 정도만 운영한 뒤 고향 대구로 다시 돌아갔다. 당시 형편이 어려워 잠도 음식점에서 잘 정도였다. 그는 "두고 봐라. 다시 내가 서울로 돌아온다"고 다짐하며 사흘간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로 혼자 돌아갔다.

대구에 간 황보씨는 찜갈비·닭똥집 등 대구 향토 음식 장인을 찾아가 음식을 더 배웠다. 돼지갈비 전문점 등을 운영하면서 강남 상륙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렇게 7년 동안 돈을 모아 다시 상경했다.

 '워너비 대구'를 운영하는 청년들. 고향은 대구와 경북 김천 등 다르지만, 모두 대구에서 상경한 대구 출신 청년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류경래 송용민 장원준 황보융 김현욱씨. 독자제공

'워너비 대구'를 운영하는 청년들. 고향은 대구와 경북 김천 등 다르지만, 모두 대구에서 상경한 대구 출신 청년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류경래 송용민 장원준 황보융 김현욱씨. 독자제공

황보 씨의 대구 사랑은 각별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대구 사투리를 가르치고 대구 관광지를 소개하며 계속 놀러 가보라고 권한다. '모두'를 뜻하는 사투리 ‘마카’를 따라 해 보라며 “마카 대구 동성로 함 가보이소”라고 권하는 식이다.

"전 그냥 제가 태어난 곳 대구. 난 그래서 참 좋심더"

워너비 대구 입구. 대구광역시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워너비 대구 입구. 대구광역시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사진 워너비 대구

그는 "대구에 애정이 각별한 것 같다"고 묻자 "부모님이 와 좋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꺼. 전 그냥 제가 태어난 곳 대구. 난 그래서 참 좋심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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