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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 실전배치 시사…“주한미군, 발사대 타격할 F-35A 조기 배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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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8일 북한 도발에 대응해 타격 훈련을 하는 공군 F-35A 전투기. [사진 합동참모본부]

지난 18일 북한 도발에 대응해 타격 훈련을 하는 공군 F-35A 전투기. [사진 합동참모본부]

북한이 사거리 1만5000㎞가 넘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한·미 군 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북한은 실전 배치를 의미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라는 명칭까지 공개하며 미국 본토를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은 지난 18일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미사일의 비행 제원(최고 고도 6049㎞, 비행 거리 999.2㎞, 비행 시간 약 69분)을 다음 날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3월 24일 시험발사했다고 공개한 화성-17형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 발표만 놓고 보면 8개월 사이 같은 미사일을 두 번 발사해 모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월 발사를 초기 성공으로 간주하고 이번에 실전 입증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의 존재를 밝힌 것도 실전 배치를 강조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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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최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개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즉 미 본토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화성-17형의 탄두부 안에 3~5개 핵탄두 재진입체(RV)를 넣어 복수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 향후 북한의 ICBM 개발 방향인 셈이다. 복수의 탄두 가운데 핵탄두가 아닌 가짜 유인체를 넣을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지난 19일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초음속 폭격기 2대를 괌에서 한반도로 전개했다. 전날엔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정밀타격 훈련을 벌였다. 특히 F-35A가 내부 탑재한 정밀유도폭탄(GBU-12)을 실사격하는 장면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평가됐다. 북한의 대공망을 피해 핵·미사일 시설은 물론 북한 수뇌부를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상시 능력인 F-35A의 정밀타격 능력이 미군의 간헐적인 B-1B 전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다만 여러 곳에 배치된 북한의 TEL을 동시다발로 타격하기 위해선 현재의 F-35A 40대 체제로는 불충분하고, 추가 20기 도입(2023~2028년)은 물론 주한 미 7공군의 F-16 전투기를 F-35A로 조기에 교체하는 것이 북한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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