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故김정주의 꿈 이루나…‘어벤져스’ 제작사 최대주주 된 넥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블 영화를 다수 연출한 루소 형제. 넥슨이 루소 형제가 창업한 할리우드 제작사 AGBO의 최대주주가 됐다. 연합뉴스

마블 영화를 다수 연출한 루소 형제. 넥슨이 루소 형제가 창업한 할리우드 제작사 AGBO의 최대주주가 됐다.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넥슨이 ‘어벤져스’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사 아그보(AGBO)의 지분 49.2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넥슨은 올해 1월 AGBO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38%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상반기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11.21%를 추가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AGBO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을 연출한 루소 형제(앤서니 루소, 조 루소)가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창업한 제작사다.

넥슨이 루소 형제가 만든 할리우드 제작사 AGBO의 최대주주가 됐다. 사진 각 사

넥슨이 루소 형제가 만든 할리우드 제작사 AGBO의 최대주주가 됐다. 사진 각 사

이게 왜 중요해

넥슨의 ‘지식재산(IP) 확장’ 야망이 가시화한 투자로 평가된다. 앞서 넥슨은 AGBO에 처음 투자할 당시 ‘AGBO가 요청하면 1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도 열어놨던 상황.

이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못다 이룬 꿈인 ‘디즈니만큼 사랑받는 글로벌 IP 회사’를 향한 잰걸음이기도 하다. 김 창업자는 생전 “디즈니는 고객을 쥐어짜지 않아도 (고객이) 흔쾌히 지갑을 열지만, 넥슨은 아직 멀었다”고 밝힌 바 있다.

둘이 뭐 한대

넥슨이 개발·유통 중인 각종 게임 IP들. 사진 넥슨

넥슨이 개발·유통 중인 각종 게임 IP들. 사진 넥슨

AGBO를 통해 넥슨의 게임 IP를 영화 및 TV 콘텐트 등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LA에 신설한 관련 사업조직 ‘넥슨 필름&텔레비전’이 협력 사업을 담당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 검증이 끝난 유력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8일 지스타 프리뷰 행사에서 AGBO를 ‘넥슨 패밀리 회사’로 지칭하며 “IP는 게임 타이틀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정의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게임도 만들고, 웹툰도 만들고, 소설도 만들고, 영상도 만드는 식으로 진화해야 글로벌에서 오래 생존하는 한국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AGBO와는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 과감한 투자와 협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넥슨이) 직접 엔터 산업에 뛰어드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넥슨은 왜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넥슨 필름&텔레비전 총괄. 사진 닉 반 다이크 링크드인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넥슨 필름&텔레비전 총괄. 사진 닉 반 다이크 링크드인

넥슨이 지난해 디즈니에서 영입한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넥슨 필름&텔레비전 총괄은 올해 초 AGBO에 처음 투자할 당시 “게임 IP 기반의 영화와 TV 콘텐트는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고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며 “AGBO와 함께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게임, 영화, TV,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AGBO는 왜

최근 AGBO가 제작한 작품들. (왼쪽부터)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의 영화 ‘익스트랙션 2’, 라이언 고슬링·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그레이 맨’, 양자경 주연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사진 AGBO 홈페이지

최근 AGBO가 제작한 작품들. (왼쪽부터)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의 영화 ‘익스트랙션 2’, 라이언 고슬링·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그레이 맨’, 양자경 주연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사진 AGBO 홈페이지

올 초 투자 유치 당시 AGBO 창업자 루소 형제는 넥슨과의 협력을 “프랜차이즈 영화와 게임의 융합을 전 세계로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고, 제이슨 벅스맨 AGBO 대표는 “AGBO가 창작자 주도의 독립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 밝혔다. 넥슨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업계의 스토리텔링 문법, 가상 세계 구축 역량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관건은 아시아에선 유명해도 북미·유럽 인지도는 낮은 넥슨 IP를 AGBO가 어떻게 풀어낼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