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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4곳 중 1곳 “규제장벽 때문에 해외 이전 고려 중”

중앙일보

입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2022’ ‘파이어사이드챗(담화)’시간에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쏘카 대표)과 스타트업이 느끼는 최근 투자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2022’ ‘파이어사이드챗(담화)’시간에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쏘카 대표)과 스타트업이 느끼는 최근 투자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국내 A스타트업은 암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원격의료 서비스를 개발했다. 후속 관리를 통해 비교적 짧은 입원 기간으로도 의료 서비스를 공백 없이 누릴 수 있게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원격의료 관련 사업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결국 A업체는 ‘규제 허들’이 낮은 베트남으로 옮겨가 현재 플랫폼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네 곳 중 한 곳은 규제 때문에 A사처럼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0일 발표한 ‘스타트업계의 지속 성장과 애로 해소를 위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규제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44.1%)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22.3%)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국내 규제로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 네 곳 중 한 곳꼴인 25.4%였다.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 장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국내 스타트업 256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에 응답한 스타트업은 주로 ‘10인 미만’(66%)의 중소기업으로 대부분 ‘정보통신(ICT) 분야 제조 및 서비스업’(62%) 분야였다.

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규제 중 가장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는 ‘기술실증 관련 과도한 허가제’(51.6%)와 ‘등록·허가 업종의 복잡한 진입 장벽’(50.4%), ‘기존 사업자의 권리 보호’(44.9%) 등이 꼽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투자 유치와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투자 감소’(59.4%)와 ‘투자 전문기관의 투자 감소’(54.3%)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의 투자 재원 확충’(72.3%)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마련’(67.6%)이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등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기업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경영 환경 전망에 대해서 응답자의 66.8%가 ‘상당 기간 악화할 것’이라 응답했고, 88.3%는 ‘내년 하반기 또는 그 이후’에나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인 스타트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우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재원 확충 및 투자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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