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7명 도움으로 도주한 현상수배 박상완…후배들도 영장

경기 오산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투자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중 도주한 박상완(29)씨가 공개수배 하루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박씨의 도주를 도운 후배 7명을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이들 중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상완, 경찰 추적하는데도 수십㎞ 추격전

 20일 경기 오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3시 50분쯤 전북 김제의 한 도로에서 박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박씨의 도주 경로를 확인하고 추적하던 중 전북 군산에서 김제로 이동하는 29번 국도에서 박씨가 탄 차량을 발견했다. 박씨는 경찰이 추적하는 것을 알게 되자 속도를 내는 등 경찰과 수십㎞에 걸쳐 추격전을 벌였다고 한다.
체포 당시 차 안에는 박씨 말고도 20대 2명이 타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박씨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인터넷에 “코인 투자를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글을 올려 투자자를 모집하는 수법으로 52명에게 4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6일 체포됐다. 박씨의 공범 6명도 함께 체포됐다. 유치장에 구금돼 있던 박씨는 지난 17일 오후 갈비뼈 주변과 손목 통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 진료를 요구했다.

경기 오산경찰서

경찰은 당초 박씨는 오산경찰서와 가까운 수원시의 한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진료 일정 등 문제로 박씨가 진료를 받았던 적이 있는 서울 서초구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한다. 박씨는 MRI(자기공명촬영)로 수갑을 푼 채로 검사실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과정에서 앞을 지키던 수사관 2명의 추격을 따돌리고 도주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공개수배 심의위원회를 열고 박씨를 공개 수배했지만, 제보와 무관하게 기존에 진행하던 추적 수사를 통해 검거했다.

박씨 후배들 “친한 형이라 도왔다”…2명 영장 

 박씨는 도주 후 자신의 생활권인 서울과 고향인 경기 남양주시, 전북 군산·김제 등으로 이동했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택시를 타고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가고, 공터에 내렸다. 한적한 곳에 있는 숙박업소를 이용하고 현금만 사용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고 한다.

도주 과정은 20대 7명이 도왔다. 경찰은 박씨와 함께 있던 2명은 물론 박씨에게 차량과 금전을 지원한 5명의 조력자를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7명은 모두 박씨의 후배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친한 형인 박씨가 ‘도와달라’고 부탁해 도와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중 박씨에게 차량과 금품을 제공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박씨의 도주를 도운 다른 5명도 조사가 끝나는 대로 가담 정도를 따져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씨도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