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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LG유플러스 "넷플·디즈니·IPTV 합친 OTT 랭킹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TV(IPTV) 사업자들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 2019년 ‘푹’과 ‘옥수수’를 합친 웨이브 등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서비스가 흥할수록 고민이 커졌다. IPTV 가입자 증가 폭은 매년 둔화하는 데다, 핵심 수익원인 VOD 매출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IPTV에 남은 생존 전략은 “IPTV와 OTT는 같이 성장하는 친구”라며 OTT와 손잡는 것.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와 더 적극적인 협업에 나섰다.

U+tv는 내년 1월부터 ‘OTTㆍVOD 통합 랭킹’도 발표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인기 채널, 인기 인물, 인기 VOD를 시간대별로 제공할 예정. [LG유플러스]

U+tv는 내년 1월부터 ‘OTTㆍVOD 통합 랭킹’도 발표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인기 채널, 인기 인물, 인기 VOD를 시간대별로 제공할 예정. [LG유플러스]

무슨 일이야

LG유플러스는 18일 오전 용산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U+tv의 새로운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인기 OTT 콘텐트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OTT TV’로 변신하겠다는 게 핵심.

◦원 플랫폼 멀티 콘텐트: U+tv 한 화면에서 주요 OTT를 비롯한 실시간 방송, VOD를 검색하고 고를 수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지난주부터 U+tv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기능을 업데이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TV를 켜면 나오는 첫 화면(런처)에서 실시간 방송, OTT, VOD 등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선택한 후 개별 콘텐트를 찾아야 했다. 그러나 업데이트된 U+tv에선 드라마 ‘슈룹’을 보고 싶다면 런처에서 바로 슈룹을 검색한 뒤 이 드라마가 유통되는 tvN(실시간 방송)·넷플릭스·유튜브 중 골라 시청하면 된다. U+tv는 내년 1월부터 ‘OTT·VOD 통합 랭킹’도 발표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인기 채널, 인기 인물, 인기 VOD를 시간대별로 제공할 예정.

◦크롬캐스트 단독 출시: LG유플러스는 구글의 초소형 셋톱박스 크롬캐스트를 30일 국내 단독으로 출시한다. 크롬캐스트는 TV 단자에 연결하는 일종의 미니 셋톱박스. 이를 TV에 설치하면 스마트폰·태블릿 등에서 보던 OTT 콘텐트를 IPTV에서, IPTV로 보던 콘텐트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는 U+tv 가입자에 한해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미정.

‘OTT 공생 전략’ 나온 배경은

IPTV인 U+tv가 OTT TV로 변신하려는 이유는 뭘까. 이날 간담회에서 유플러스는 IPTV 성장이 둔화되는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자가진단했다.

◦“IPTV를 켜면 볼 게 없다”: 이석영 LG유플러스 뉴미디어트라이브 담당은 “고객의 미디어 이용 행태가 OTT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우리의 메인 타깃인 2049세대의 90%는 OTT를 본다”고 분석했다. OTT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IPTV는 성에 안 찬다. 콘텐트 수 자체도 적고 이마저도 국내 지상파, 영화 VOD가 대부분이기 때문. 이 담당은 “‘TV를 딱 켰을 때 VOD만 있어서 볼 게 없다’는 볼멘소리를,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듣게 된다”고 했다. 고객들을 TV 앞에 붙잡아두기 위해선 ‘볼만한 콘텐트’를 한데 모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

◦협력이 곧 성장: 박준동 LG유플러스 컨슈머서비스그룹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플러스는 대한민국에서 OTT 사업자들과 가장 협력 잘하는 파트너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도 OTT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장 계기를 만들어왔다. 2018년 넷플릭스와 단독 제휴를 맺어 2020년 2분기까지 IPTV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제공했고, 지난해엔 디즈니+와 단독 제휴로 양사 서비스를 결합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제는 OTT 사업자들과 서비스 협력을 넘어 데이터 차원에서도 협력 중이다. 내년 1월 선보일 ‘OTT·VOD 통합 랭킹’은 넷플릭스, 디즈니+와 협력으로 준비 중이다.

18일 용산 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동 유플러스 컨슈머서비스그룹장은 “유플러스는 대한민국에서 OTT 사업자들하고 가장 협력 잘하는 파트너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18일 용산 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동 유플러스 컨슈머서비스그룹장은 “유플러스는 대한민국에서 OTT 사업자들하고 가장 협력 잘하는 파트너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이게 왜 중요해

OTT 시대에 IPTV에 미래는 있나. 유플러스만의 고민은 아니다. KT도 지난달 “IPTV를 넘어 미디어 포털이 되겠다”며 ‘올레tv’ 대신  ‘지니TV’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 지니TV와 같은 점, 다른 점: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4대 플랫폼(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을 주축으로 비통신 사업 비중을 2027년 40%까지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OTT TV는 그중에서도 ‘놀이 플랫폼’의 핵심 사업. 여기에 스포츠 플랫폼(스포키), K팝 콘텐트 플랫폼(아이돌플러스) 등 엔터테인먼트 플랫폼들을 함께 키워가겠다는 계획. KT의 지니TV는 KT그룹 내 미디어·콘텐트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KT는 지니TV를 외부 OTT 플랫폼들과 유튜브까지 모두 지니TV에서 즐길 수 있는 ‘포털’로 재정의했다. 특히, 그룹 내 콘텐트 제작·유통 계열사 간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TV, 지니뮤직이 투자·제작한 콘텐트를 지니TV로 선보이겠다는 것.

◦ 콘텐트 파트너십 경쟁: OTT들에 문을 활짝 열어 제친 배경엔 콘텐트가 있다. 지니TV나 U+tv모두 콘텐트 수급을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중이다. U+tv는 내년 초 티빙과 라프텔(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전문 OTT) 등을 IPTV로 편입할 예정. 미국 파라마운트사의 대표적인 오리지널인 FBI, NCIS 최신 시리즈도 독점 제공할 예정이다. 박준동 상무는 “가입자 수나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보다는 ‘고객에게 가장 편한 미디어’가 되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KT는 9월 말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채널 사업자인 AMC네트웍스, AMC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워킹데드 등 미국 드라마 최신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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