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친 흥민이 형 위해 제가 14㎞ 뛸게요”…조규성의 불꽃 투혼

중앙일보

입력

19일 축구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생애 첫 월드컵 출전 소감을 밝히는 공격수 조규성. 김현동 기자

19일 축구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생애 첫 월드컵 출전 소감을 밝히는 공격수 조규성. 김현동 기자

“(김)진수 형이 ‘(손)흥민이 7㎞ 정도만 뛸 거니까 네가 출전하면 14㎞쯤 뛰어줘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공격수로서 골도 중요하지만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습니다.”

축구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경쟁 중인 조규성(전북)이 투지를 드러냈다.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팀을 우선하는 플레이로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껴 열외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윤종규(서울)를 제외한 나머지 25명(예비엔트리 오현규 포함)이 훈련에 참여했다.

19일 축구대표팀 훈련 도중 마스크 끈을 고쳐 매는 손흥민. 김현동 기자

19일 축구대표팀 훈련 도중 마스크 끈을 고쳐 매는 손흥민. 김현동 기자

훈련 직후 민소매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조규성은 “몸과 마음이 이곳(카타르)에 거의 적응을 마친 것 같다”면서 “하루하루가 엄청 빨리 지나간다. 팀에서 요구하는 부분들을 잘 받아들이며 남은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축구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을 책임지는 자원이다. 공격 구심점 손흥민이 안와골절 부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뛰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손흥민 주변에서 함께 공격을 이끌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조규성은 최근 소속팀에서 부진에 빠진 황의조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지만, 컨디션과 실전 감각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구대표팀 유니폼 발표 행사에 선수 모델로 나선 조규성(오른쪽)과 권창훈. 사진 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유니폼 발표 행사에 선수 모델로 나선 조규성(오른쪽)과 권창훈. 사진 대한축구협회

“쉬는 시간에도 거의 외출하지 않고 숙소 호텔에 머문다”고 일상을 공개한 그는 “대표팀에서 선수들 심심하지 말라고 보드게임이나 탁구대 등을 준비해 줘 동료들과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보드게임을 가장 잘 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내가 제일 잘 한다”고 당당히 외치는 조규성의 표정에 웃음이 가득 묻어났다.

올 시즌 김천과 전북을 거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그는 “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도 있지만, 마음껏 즐기려 노력하고 있다. 자신감도 높다”면서 “주장인 흥민이 형이 월드컵이 어떤 무대고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꾸준히 설명해준다”고 했다.

황의조(왼쪽)와 조규성은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전방에서 경쟁자 겸 협력자로 함께 하고 있다. 뉴스1

황의조(왼쪽)와 조규성은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전방에서 경쟁자 겸 협력자로 함께 하고 있다. 뉴스1

황의조와의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의조 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운동장에서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라는 생각으로 의지한다. 저도 의조형도 서로 격려하며 시너지를 내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부상’이라는 돌발 상황에도 조규성은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최전방에서 연계 플레이, 동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플레이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혹시라도 골을 넣을 기회가 생긴다면 무릎 슬라이딩 이후에 나만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선보이면 멋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대표팀 옛 동료들과 만나기 위해 19일 축구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한 이승우. 김현동 기자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대표팀 옛 동료들과 만나기 위해 19일 축구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한 이승우. 김현동 기자

기자회견 직후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한 이승우와 나란히 서서 한참 동안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나란히 1998년 1월생으로 절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한편 조규성에 앞서 기자회견에 등장한 2선 공격수 나상호(서울)는 “카타르 현지 기후와 시차 등에 대한 적응이 모두 끝났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축구계 일각에서 제기된 경기력 논란에 대해 “축구선수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한 그는 “월드컵 무대에서 준비한 걸 보여드리면 된다”고 당차게 말했다.

축구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한 2선 공격수 나상호. 김현동 기자

축구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한 2선 공격수 나상호. 김현동 기자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