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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똑닮은 딸' 손 잡고 ICBM 쐈다…"핵엔 핵으로 답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자녀를 처음으로 공식 공개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19일 전날 있었던 '화성-17형'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어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히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딸과 손을 잡고 '화성-17형' 앞을 걷는 모습. 북한은 19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딸을 처음 공개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딸과 손을 잡고 '화성-17형' 앞을 걷는 모습. 북한은 19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딸을 처음 공개했다. 뉴스1

매체들은 이름 등 자세한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딸이 김 위원장과 함께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에는 흰색 패딩과 빨간 신발을 신은 여자아이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미사일 옆을 걷거나 발사 장면을 함께 지켜보는 장면이 담겼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김 위원장의 배우자인 이설주를 비롯해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동행했다. ICBM 도발 현장에 김 위원장 가족들이 총출동한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뉴스1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뉴스1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자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일지도체계를 가진 북한의 특성상 '후계자' 후보군이 될 수 있는 최고지도자의 자녀 수나 성별·나이 등 구체적 정보는 대부분 베일에 싸여있다. 북한 당국이 철통 같은 보안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나 정보당국의 분석 등에 따르면 2009년에 결혼한 김 위원장과 이설주는 2010년과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해 두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딸이 현장에 동행해 발사를 참관한 사실도 공개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딸이 현장에 동행해 발사를 참관한 사실도 공개했다. 뉴스1

지난 2013년 북한을 방문한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의 딸 주애를 만났다"며 김주애가 김 위원장 부부의 둘째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날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여자 아이가 김 위원장의 몇 번째 딸인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 현장에 가족까지 대동한 것을 두고 미사일 능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족들과 함께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오른쪽 하단 사진의 하얀 점퍼를 입은 인물이 김 총비서의 딸이다. 뉴스1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족들과 함께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오른쪽 하단 사진의 하얀 점퍼를 입은 인물이 김 총비서의 딸이다. 뉴스1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7형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 과시한 것으로 실패가 예견되었다면 가족들을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족들의 시험발사 현장 참여가 ICBM 개발 및 운용에 참여하는 국방과학자, 전투원들에 대한 사기 진작, 격려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이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이 가족을 대동한 것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의 훈련을 지휘했던 당시에도 배우자 이설주가 무력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지난 9월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지난 9월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2012년 김 위원장 집권과 동시에 그의 생모 고용희의 영상과 육성이 담긴 기록영화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님'을 공개한 바 있다. 매체들이 지난달 공개한 이설주의 미사일 발사 참관 모습은 고용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현지지도에 동행하는 모습이 담긴 이 기록영화의 장면과 묘하게 매칭된다. 당초 고용희의 이름은 고영희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미국에 거주 중인 김 위원장의 이모부 이강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영희가 아닌 '얼굴 용'(容)자를 써서 고용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난달 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50년, 100년, 몇 백 년의 후사(後嗣)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유능한 당 일꾼을 키워내라"고 언급했던 대목을 주목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정은이 조선이라는 나라의 50년 100년 뒤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30대이지만 후계까지 염두에 두고 백두혈통인 자신들이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우상화 작업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모인 고용희의 생전 육성이 포함된 기록영화의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현지 시찰에 동행한 고용희의 모습을 주로 담고 있는 이 영상은 우상화를 위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KBS 캡쳐, 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모인 고용희의 생전 육성이 포함된 기록영화의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현지 시찰에 동행한 고용희의 모습을 주로 담고 있는 이 영상은 우상화를 위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KBS 캡쳐, 뉴시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하면서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성공을 확인한 뒤 "우리의 핵무력이 그 어떤 핵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또 다른 최강의 능력을 확보한 데 대하여 재차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해들려는 적들의 침략 전쟁연습 광기에 우리 당과 정부의 초강경 보복의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미제국주의자들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제공강화'와 전쟁연습에 집념하면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적 허세를 부리면 부릴수록 우리의 군사적대응은 더욱 공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 장면. 뉴스1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 장면. 뉴스1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체제결속은 물론 한·미·일의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강한 반발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매체들은 이번 ICBM이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발사됐으며 최대 정점 고도는 6040.9㎞, 비행거리는 999.2㎞, 비행시간은 4135s(1시간 8분 55초)를 기록했으며 "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라고 전했다. 이는 전날 군 당국이 비행 거리 약 1000㎞, 최고 고도 약 6100㎞로 각각 탐지한 것과 유사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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