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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묵는데 침대도 챙겨왔다…빈 살만 상상초월 짐꾸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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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17일 오전 0시 30분 입국해 오후 8시 30분 출국하기까지 한국에 20시간 남짓 있었지만 여러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렀는데, 대형 국빈 행사 경험이 많은 특급호텔 호텔리어도 “역대급”이라 평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판매 안 되는 벤츠 모델 이용

우선 빈 살만 왕세자와 수행단은 방탄유리 등을 갖춘 고급 세단 40여 대로 움직였다. 빈 살만 왕세자가 탄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모델로 보인다. 폭발과 총기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방탄 경호 차량으로 연기·가스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비상 공기 정화 시스템, 사이렌 등이 있고 가격이 54만 달러(7억2000만원)에 이른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이 아니다”며 “차량 번호판 색깔로 미뤄볼 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구입한 뒤 항공기로 가져왔거나, 아람코 한국 법인에서 직접 벤츠 본사로부터 구매한 뒤 운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호원 차량과 함께 수 대의 벤츠 차량이 포착됐고, 빈 살만 왕세자가 탄 차량만 번호판 색깔이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및 오찬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오후 숙소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돌아온 가운데 경호 인력들이 삼엄한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및 오찬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오후 숙소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돌아온 가운데 경호 인력들이 삼엄한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가을단호박죽·궁중해물신선로 들어

빈 살만 왕세자가 갖고 온 짐은 전례가 없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고 한다. 우선 일주일 전부터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물 동안 쓸 가전과 가구 등이 호텔로 배송되기 시작했다. 소파와 침대 등이었다.

짐 속에는 직접 공수한 식자재도 있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아침 식사를 호텔식으로 하지 않고 대동한 요리사가 ‘할랄’(Halal)식으로 직접 조리하게 해 호텔 측은 내부 조리시설을 빌려줬다. 이슬람교는 특히 고기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돼지고기는 먹을 수 없고 소고기도 허용된 도축법 등을 거쳐야만 먹을 수 있다.

롯데호텔 서울 로얄스위트 객실.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 서울 로얄스위트 객실. 사진 롯데호텔

다만 그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에선 롯데호텔 케이터링이 준비한 음식을 들었다고 한다. 메뉴는 가을단호박죽, 궁중해물신선로였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은 할랄식으로 조리했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후 재계 총수들과 티타임을 하기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그가 호텔에 머문 시간은 총 15시간 정도지만 수행원들은 2주 전부터 와서 객실을 400여 개 사용했다. 롯데호텔을 숙소로 정한 이유도 서울 호텔 중 가장 많은 1015실의 객실을 갖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왕세자가 머문 로열 스위트룸은 460.8㎡(139평) 규모로 1박 숙박료가 2200만원이다. 침실에는 시몬스 침대 뷰티레스트 블랙 등이 있었지만 사우디에서 가져온 침대를 썼다. 로열 스위트룸과 총수들과 차담을 한 장소 창문에는 사우디에서 공수한 방탄유리를 설치했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대편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마지드 알 카사비 상무부 장관, 칼리드 알 팔리 투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 SPA 캡처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대편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마지드 알 카사비 상무부 장관, 칼리드 알 팔리 투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 SPA 캡처

앞서 이 호텔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묵었다. 그럼에도 2조 달러(2680조원)로 추정되는 재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 빈 살만 왕세자는 여타 국빈보다 호텔리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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