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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증자살인·삼인성호”…유동규 “부끄러움 좀 알았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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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18일 “정 실장이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증자살인·삼인성호를 얘기했던데 부끄러움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고 428억원을 나눠갖기로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질문에 “오래된 칠판에 쓰여진 글씨는 잘 지워지지가 않을 것 같은데 그걸 쉽게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정 실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현 검찰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 ‘삼인성호’”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향해야 하고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자살인’‘삼인성호’는 거짓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사실로 믿게 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자신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이 범죄 혐의가 있는 만큼 이 고사성어를 언급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증언에만 의존에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수사가 한 사람의 얘기 때문에 진행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돈을 건네기 위해 정 실장 자택을 찾았을 당시 얼마나 있었냐’는 질문에는 “1분 정도 있었다”고 답했다. 또 자택에선 특별한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전날(17일) 자신의 사실혼 배우자 휴대폰 증거인멸 사건 공판에서 재판부가 언급했던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 휴대폰을 갖다 줄 테니 불구속 수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수사기록이 있다’는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 실장은 지난 2013년 2월∼2020년 10월 유 전 본부장, 남욱,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 제공 대가로 6차례에 걸쳐 총 1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업자 김씨의 보통주 지분 중 24.5%(세후 428억원)를 김용(구속 기소)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도 받는다.

이 외에도 2013년 7월∼2017년 3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대장동 일당에 흘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게 해 개발이익 210억원 상당을 얻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또는 오는 19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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