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자리가 빈 사고 당원협의회(당협) 66곳의 조직위원장 공모 접수를 18일 마쳤다. 지원 현황 등 세부 사항은 오는 21일 오전에 열리는 조강특위 회의 직후 발표된다.
통상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면 각 당협의 추대로 당협위원장이 된다. 당협위원장은 지역 당원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동원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조직력 싸움이 중요한 전당대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총선 때는 당협위원장이 그 지역 후보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모 절차가 전당대회와 총선(2024년)의 전초전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전 대표(서울 노원병),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서울 강서병)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의 지역구는 이번 공모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 5월 허은아 의원과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조직위원장으로 각각 내정됐던 서울 동대문을과 경기 분당을 지역 등 13곳은 또 다시 경합을 벌인다. 임명안이 상정되기도 전에 의결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회가 해산됐기 때문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선 이후 새롭게 구성된 조강특위는 이달 초 추가공모를 공지하며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심사하겠다”며 이들 지역을 공모에 포함시켰다.
이준석 전 대표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허은아 의원은 이번 추가 공모에서 검사 출신이자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대외협력특보였던 김경진 전 의원과 다시 맞붙게 됐다. 지난 5월 공모 당시에도 김 전 의원과 경쟁했던 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원이니까 우선은 경쟁 절차를 따라가려고 한다”면서도 “막무가내로 원칙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전 분당을 당협위원장이었던 김민수 혁신위원과 경쟁한다. 김 혁신위원은 중앙일보에 “이 지역에서 아이 다섯을 키웠다”며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당협 공모 당시 도전 가능성이 흘러나왔던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이번엔 신청하지 않았다.
경쟁 열기가 벌써 달아오른 곳들이 많다. 서울 강동갑 지역에선 현역 비례대표인 전주혜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경쟁중이다. 윤 전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8년부터 2년간 강동갑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전 의원은 판사 시절 강동구 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했다.
최승재(서울 마포갑)·서정숙(경기 용인병)·노용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윤창현(대전 동) 의원 등 현역 비례대표들이 도전한 지역도 관심이다. 서울 마포갑의 경우 전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공천을 줬던 소영철 서울 마포구 의원과 경쟁한다. 윤창현 의원은 대전 동구를 두고 한현택 전 대전 동구청장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사고 당협 정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내년 5~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전당대회 시기가 다소 앞당겨 질 거란 관측도 나왔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차기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당헌에 정해진 비대위의 활동기간(6개월) 종료 전후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지난 9월 개정된 당헌 96조 10항에 의하면 비대위의 존속 기간은 6개월로 규정화됐다. 전국위원회 의결을 할 경우 1회에 한해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지난 9월13일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의 임기가 일단 3월 중순에 만료되는 만큼 이르면 3월경에도 전대가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