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상대 팀 선수가 1명 더 출전했다며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밀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국회의원들이 정쟁을 잠시 뒤로 하고, 18일 국회 운동장에서 함께 호흡을 나누며 몸을 부대꼈다.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여야 축구대회가 성사된 것이다.
국회의원 친목 모임인 의원축구연맹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서 제21대 의원축구연맹 출범식 및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시축은 김진표 국회의장,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을 맡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장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20여 년 만에 여야 의원들이 한데 모여 좋은 시간 갖게 됐다”며 “매일 서로 째려만 보다가 오늘만큼은 서로 웃고 격려하면서 좋은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작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22년 만에 여야 축구대회가 성사됐다. 축구 시합 한 번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며 “국정조사 등으로 (여야 의원 간) 긴장이 높아졌지만, 그럴수록 여야 의원들이 서로 몸 부대끼면서 땀 흘리는 모습 보면 국민이 조금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6일 한일 의원 축구 대회를 위해 선수선발전을 겸한다. 모두가 ‘내가 손흥민’이란 각오로 열심히 뛰되 절대로 손흥민처럼 다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 경기에 앞서 여야 의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경기 시간은 전·후반 25분씩으로, 각 팀에서 여성의원 1명을 포함해 총 12명이 출전했다. 국민의힘 소속 선수 명단엔 송석준 의원(주장)을 비롯해 노용호·김석기·정진석·김학용·허은아·김미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위성곤 의원(주장)과 김승남·임오경·김영진·조오섭·오영환·윤호중·김병욱·신현영·이수진(비례)의원이다.
국민의힘 축구팀 감독으로는 이영표 강원FC대표이사가, 민주당 감독으로는 김병지 차기 강원 FC 대표 이사이자 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지휘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 경기에서 여야 의원들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라운드에 나선 국민의힘은 빨간색 유니폼을, 더불어민주당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함께 땀을 흘리며 호흡을 나눴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선 양당 의원들을 위한 응원 문구가 담긴 현수막과 플래카드들도 관심을 모았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눈썹 휘 바이든(날리면)’ ‘미합중국 대통령 조 날리면(바이든)’ 문구가 적힌 응원 팻말을 들며 민주당 측을 응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국회 진공청소기, 형동아 다 먹어버려!’ ‘지단베프, 김형동’ ‘부산의 불꽃 슟, 미애 왔다’ 등 응원 팻말을 들며 맞섰다.

18일 오후 국회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볼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는 오후 4시30분쯤 결국 양팀 모두 득점을 못한 채 무승부(0:0)로 끝났다. 이후 진행된 폐회식에선 경기 MVP로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선정됐다.
현재 내년도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놓고 여야 간의 대치 정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는 26일 예정된 한일의원 친선 축구대회 선수 선발과 여야 간 긴장 완화 필요성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