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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신차 출고 지연에…차량 대여 서비스 매출 151% 상승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로 자동차 할부 부담이 늘면서 신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차량을 대여해 주거나 중고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신차 구매를 포기한 소비자를 모으기 위해 판촉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월 단위 차량 대여 서비스 쏘카플랜의 10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계약 차량 수는 작년 대비 134% 증가했다. 쏘카플랜은 1개월 단위로 최대 36개월까지 대여 기간과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매월 1000건 이상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할부 금리 최고 10.9% 기록 

박미선 쏘카 넥스트본부장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출고가 지연된 점이 영향을 미쳤고, 금융사 할부 프로그램으로 차량을 구매했던 사람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늘며 쏘카플랜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쏘카는 소비자 이용이 많아지자 월 단위가 아닌 상품의 최장 차량 대여일을 기존 28일에서 30일로 늘리고, 수도권 내 440개 지정 주차 공간을 무료로 쓸 수 있는 30일 이용 쿠폰도 마련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최근 11% 가까이 올라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를 산다고 가정할 경우, 현금 구매 비율 30%에 60개월 할부 상품을 고른다면 최고 금리가 지난달 25일 기준 10.9%로 나왔다. 기아의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2474만원) 모델을 차량 가격의 30%를 현금으로 먼저 내고 36개월 할부를 쓴다면 최저 금리를 5.9% 적용해 3년에 306만원을 더 내야 한다. 여기에 취득세(157만원), 보험료까지 감안하면 실제 구매 비용은 3000만원 이상이다.

사진 쏘카

사진 쏘카

반면 쏘카로 스포티지를 36개월 대여하면 월 71만8000원이 들어 3년에 총 2548만8000원만 내면 된다. 쏘카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 인상으로 선수금 30%도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이 많아 월 단위 렌터카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쏘카플랜 이용자 연령대는 20대 23.1%와 30대 30%, 40대 27.3%와 50대 15.7% 등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차 수요 감소와 연식 변경에 따른 물량 확보로 시장이 다소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중고차 플랫폼 업체 케이카의 박상일 PM1 팀장은 “내년 상반기로 가면 성수기로 차량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11월이 중고차 구매에 적기”라고 말했다.

신차-중고차 가격 역전 현상도 점차 해소 

케이카에 따르면 인기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4세대가 전월 대비 1.3% 하락했고,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도 같은 기간 5% 하락했다. 폴크스바겐의 더 파사트와 BMW의 X1(E84)도 전월 대비 각각 7.9%, 6.9% 하락했다. 갓 나온 신차를 중고차 시장에 차량 가격의 10~15%에 달하는 웃돈을 얹어 파는 ‘가격 역전 현상’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내년 자동차 시장에는 금리 인상에 자동차 공급 해소라는 요소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치솟아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지만, 최근 1~2년간 반도체 수급 문제로 대기했던 신차 물량도 수백만대라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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