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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지속땐 내년말 민간 이자부담 33.6조 늘어"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연준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미국 연준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기업과 가계를 합산한 국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내년 말까지 33조6000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자 부담은 늘고 연체율도 증가하며 한계기업, 자영업자, 영끌·빚투족들의 고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기업 전체적으로 연간 대출이자 부담액이 올해 9월 기준 33조7000억원에서 내년 12월 49조9000억원으로 16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변동금리 비중을 72.9%로 두고, 기준금리 인상 예상 경로에 따라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올해 말 4.9%, 내년 말 5.26%로 가정해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액 추이를 분석한 수치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대출 연체율은 현재 0.27%에서 0.555%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의 이자 부담액은 5조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약 94% 증가할 것이라고 한경연은 예상했다.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액도 약 5조2000억원 증가해 자영업자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액은 연 94만4000원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를 합산한 국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내년 말까지 33조6천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를 합산한 국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내년 말까지 33조6천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급등, 환율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커져 기업 재무여건이 크게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특히 금융환경 변화에 취약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간 이자 부담액은 52조4000억원에서 69조8000억원으로 17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단위로 약 132만원꼴이다. 이는 가계대출 변동금리 기준을 78.5%로 적용하고 올해 말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4.7%, 내년 말에는 5.06%로 가정한 분석 결과다.

특히 다중채무자인 동시에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액은 2조6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늘어 가구당 330만원이 증가하면서 취약 계층의 생활고가 심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대출 연체율은 현재 0.56%에서 1.0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 경제 특성 상 ‘영끌, 빚투’족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에 더해 향후 차입 가계의 부채가 자산시장 변동성을 키워 금융시스템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현금성 지원과 같은 근시안적 정책이 아니라 한계기업과 취약차주의 부실화에 따른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파급되는 악순환 방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한계기업에 과도한 자금이 공급돼 잠재 부실이 누적되지 않도록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최근 기업 신용을 빠르게 늘려온 비은행 금융기관이 자체 부실대응 여력을 확충하도록 관리 감독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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