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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냐, 재미 우선이냐…둘로 갈라지는 게임업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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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해 18회째를 맞이한 ‘지스타 2022’가 1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올해 ‘지스타’는 43개국, 987개사, 2947부스 규모로 개최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송봉근 기자

올해 18회째를 맞이한 ‘지스타 2022’가 1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올해 ‘지스타’는 43개국, 987개사, 2947부스 규모로 개최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송봉근 기자

“넥슨 신작을 체험해보려고 왔는데 게임 전공 대학생의 졸업 작품도 볼 수 있어서 유익해요.”

게임 원화가가 꿈이라는 고등학생 최현승(17·경남 양산)양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2’에서다. 또 다른 참관객 송상성(30·부산광역시)씨는 “세번째 찾은 지스타인데,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2’ 신규 영상이 기대 이상”이란 소감을 밝혔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정상 개최된 올해 지스타에는 43개국 987개사가 2947개 부스를 꾸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오프라인이 병행됐던 지난해 대비 2배 규모다. 넥슨·넷마블·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위메이드 등 국내 유력 게임사는 각자 마련한 ‘명당’에 대규모 부스를 깔고 분주하게 참관객을 맞았다.

지난해 게임업계를 휩쓴 키워드는 일명 ‘돈 버는 게임’ P2E(Play to Earn, 암호화폐를 접목한 블록체인 게임)였다. 올해 지스타에선 P2E를 두고 게임사들의 선택이 극명히 나뉜 점이 두드러졌다. 과거 스마트폰 부상기에 우르르 모바일 게임에 몰려갔던 것과 달리 ‘각자도생’ 현상이 뚜렷해진 것.

◆P2E는 필연=최근 게임업계는 P2E에 진심인 위메이드·컴투스·넷마블 등과 P2E는 손도 대지 않는 넥슨·엔씨소프트 등 진영으로 갈린다. P2E 게임 ‘미르4’를 흥행시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P2E 대장’으로 통하는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3년 안에 모든 게임이 토큰(코인)과 NFT를 도입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블록체인 전용 네트워크)과 코인·NFT 플랫폼 등을 구축해놨다.

◆P2E와 절연=반면 넥슨 등은 “P2E는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본다. 게임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재미고, 돈이 개입되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엔씨소프트도 “NFT·메타버스는 해도 P2E는 추구하지 않는다”고 실적발표 등에서 꾸준히 밝혀 왔다. 이들은 올해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암호화폐 시장이 급랭기에 접어들면서 ‘신중론이 옳았다’는 재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 키워드는 넥슨의 귀환, 중견의 부상, 멀티 플랫폼 등으로 요약된다. 4년 만에 지스타에 돌아온 넥슨은 300석 규모 초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넥슨은 이날 ‘글로벌’과 ‘멀티 플랫폼’을 지향해온 지난 3년간의 성과를 4종의 게임 시연과 5종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 등을 통해 공개했다.

네오위즈는 그동안 게임 개발사보다는 퍼블리셔(유통)로 통했으나,  동화 피노키오를 재해석해 만든 콘솔 게임 ‘P의 거짓’을 지난 8월 독일 게임스컴에서 공개해 국내외 게이머들의 큰 호응을 받았고, 3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P의 거짓’ 부스와 개발진 간담회는 게이머로 북적였다.

최근 게임업계 화두는 멀티 플랫폼이다. 멀티 플랫폼은 한 게임의 모바일-PC-콘솔 버전을 동시 개발, 동시 공개하는 전략이다. 국내 게임사가 포화 상태인 모바일·PC 게임의 울타리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나타난 변화다. 콘솔은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안정적인 인기를 끄는 시장으로, 내년 세계 시장 규모만 687억 달러(약 92조원)에 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매출은 지난 2019년 6946억원에서 내년 1조 8364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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