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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머문 '32층 스위트룸'…자산 1277조 총수들 줄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첫번째)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8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SPA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첫번째)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8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SPA

17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정문은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주요 재계 총수의 만남을 기다리는 취재진, 주요 대기업 관계자 200여 명으로 북적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전 12시 30분쯤 전용기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르는 롯데호텔은 새벽부터 삼엄한 분위기였다. 롯데호텔은 이날 일반 투숙객과 빈 살만 왕세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메인 타워(본관)와 왕세자 일행이 머무를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 내부 통로에 가벽을 세웠다.

경찰특공대에 폭발물 탐지견까지 

전용 출입구로 이용할 호텔 입구에는 빈 살만 왕세자의 차량 승하차 모습을 가리기 위한 가림막이 둘러졌고, 안쪽에는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정장을 입은 빈 살만 왕세자 측 경호원 30여 명 외에도 총과 방탄모로 무장한 경찰특공대 10여 명, 폭발물 탐지견 여러 마리가 호텔 주변을 순찰했다. 인근 도로에도 경찰 20여 명이 배치됐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동할 때는 호텔 정문 앞에 대기하던 오토바이가 차량을 호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서울공항에 도착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영접을 받은 빈 살만 왕세자는 숙소에 머무르다 낮 12시 5분쯤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향했다. 윤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마친 뒤 3시 30분쯤 다시 롯데호텔로 돌아왔다. 입구에서 차량을 흰 가림막으로 가려 빈 살만 왕세자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후 4시 30분을 전후로 빈 살만 왕세자와 티타임을 하기로 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재계 주요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전용 출입구를 통해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은 ‘어떤 말씀을 하실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답 없이 입구로 향했다.

재계에 따르면 왕세자 측 요청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까지 8명의 총수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 8개 그룹 자산 총합은 지난해 말 기준 1277조원가량(공정거래위원회)으로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 총액으로 알려진 2조 달러(약 2700조원)보다 적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뒤 재계 총수 티타임  

티타임 장소는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르는 32층 로열 스위트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날 재계 총수들과 회동에서 5000억 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사우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와 관련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사우디 원전 개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봤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앞서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이 먼저 한국을 찾아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 등 주요 기업 고위 관계자 20여 명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전 실무 조율 등을 거쳐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이 날 하루 동안 양국 간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가 ‘속전속결’로 체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오후 숙소인 서울 중구 소동동 롯데호텔로 돌아온 가운데 경호 인력이 삼엄한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오후 숙소인 서울 중구 소동동 롯데호텔로 돌아온 가운데 경호 인력이 삼엄한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숙소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숙소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스위트룸에서 ‘네옴시티’ 등 논의

익명을 요구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와 한국 기업 간 26개 MOU가 체결된 것은 그만큼 협력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책임감을 갖고 프로젝트를 완수한다는 이미지에 임금과 기술 경쟁력이 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경쟁국인 걸 알면서도 한국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협력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기업 총수들과 만남에서도 사업 협력과 관련해 격의 없는 토론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빈 살만 왕세자와 재계 총수들의 회동은 이날 오후 7시쯤 끝났다. 빈 살만 왕세자도 오후 7시 31분쯤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짧은 방한 일정을 마친 빈 살만 왕세자는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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