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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차에 1000명 줄섰다…'찔끔 주행' 없앤 하이브리드SUV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열린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전 공개 행사에서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가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열린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전 공개 행사에서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가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구동계를 장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 번 충전으로 100㎞ 이상 가는 PHEV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완성차 브랜드 재규어 랜드로버는 내년에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솔린·디젤 엔진 모델은 지난 11일 공개됐는데 사전 계약만 1000대 이상 이뤄졌다. 가격은 1억3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PHEV 모델은 38.2kWh 용량 배터리가 들어가 한 번 충전에 113㎞ 주행이 가능하다. 재규어 랜드로버 관계자는 “시내 출퇴근용으로 써도 괜찮을 모델”이라며 “최근 한국에서도 아파트 내 전기차 충전 기기가 많이 설치돼 주유하지 않고 충전만으로도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회 충전으로 113㎞ 주행 가능

지금까지 벤츠‧BMW‧볼보 등 수입차 업체에서 SUV급 PHEV를 주로 출시해왔으나 대부분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50~60㎞에 그쳤다. PHEV는 충전이 되지 않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전기차(EV)의 중간 형태다. HEV와 달리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할 수 있고, EV에는 없는 내연 기관을 갖추고 있어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로 꼽힌다.

수입차 업체들이 PHEV 출시를 강조하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판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PHEV는 2021년 유럽 내에서 약 100만대가 팔렸다. 2020년 약 62만대에서 68.5% 상승한 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의 PHEV 판매 금액은 2019년 1억4300만 달러에서 2021년 54억4400만 달러로 5.2배 늘었다. 반면 EV 판매는 같은 기간 78억5800만 달러에서 46억3400만 달러로 60% 수준으로 줄었다. 독일과 중국 완성차 업체도 같은 기간 PHEV 판매 금액이 각각 2.7배와 2.6배로 상승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순수 내연기관 차량만을 출시하는 시대를 올해로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PH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폴크스바겐 산하에 있는 람보르기니는 PHEV 전환을 위해 예산 15억 유로(약 2조856억원)를 책정했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국내 취재진과 만나 “PHEV 동력 장치가 들어간 완전히 새로운 엔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선 PHEV 보조금 중단되면서 판매량 줄어

한국에서는 지난해 PHEV 보조금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판매량이 줄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 모델 중 지난 10월 국내에서 판매된 PHEV는 9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1% 줄었다. 다만 현대차도 해외에서 PHEV 판매 성적은 좋다. PHEV 판매가 처음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연평균 판매 성장률은 106.8%에 달한다. EV의 연평균 판매 성장률 68.4%를 웃돈다.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 가운데 PHEV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9%에서 지난해 14%까지 늘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V 배터리와 원재료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치열해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EV 비중을 급격히 올리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PHEV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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