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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발 충격 국내 거래소로…고팍스 "고파이 상품 출금 지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여파는 암호화폐 대부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대부업체는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했고 FTX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은 대출업체는 파산 위기에 놓였다.

암호화폐 대부업계 ‘큰손’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신규 대출과 환매를 일시 중단한다.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16일(현지시간) 자사 트위터를 통해 대출 중단을 공지하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규 유동성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FTX 거래소에 1억7500만 달러(약 2300억원)이 묶여있다. 여기에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한 이용자들의 인출 요구에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유동성 위기가 모기업 DCG까지 번질지 주목하고 있다. DCG는 제네시스 트레이딩 외에 디지털자산 관리회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코인 채굴업체 파운드리 등이 계열사로 있는 암호화폐 대기업이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구조를 공개한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의 모회사도 DCG다.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휘청이자 거래량 기준 세계 6위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일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제미니는 16일(현지시간)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미니 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제미니에 맡긴 코인을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운용해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제미니 측은  “거래소의 다른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모든 이용자의 자금은 따로 보관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하다”고 알리며 동요하는 이용자를 진정시키고 있다.

파장은 국내 거래소로도 번졌다.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는 17일 ‘고파이’ 상품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일시 중단했다. 고파이는 제미니의 ‘제미니 언’처럼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운용한다.

고팍스 측은 “협력사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고파이 상품의 원금과 이자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며 “모든 자산을 상환받기 위해 제네시스 트레이딩과 모회사 DCG 등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DCG는 고팍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어 “지급 일시 중단은 고파이 상품에만 해당하며 고팍스 이용자가 예치한 자산은 분리 보관돼 100% 보유 중이며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FTX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암호화폐 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조만간 파산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록파이는 지난 6월 루나·테라 사태로 위기에 처했을 때 FTX가 2억5000만 달러를 빌려주며 살아났다.

FTX가 인수할 계획이었던 코인 대출업체 보이저디지털도 파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월 FTX는 파산 신청을 한 보이저디지털을 인수하기로 했는데 FTX마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인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FTX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6일 성명을 통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한 곳이 최근 파산했고 암호화 자산 보유자와 투자자들이 불행한 결과를 겪게 됐다”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더 효과적인 감독이 필요하단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 시장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의회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미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될 처지가 됐다. WSJ은 “16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맥신 워터스 위원장(민주)과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간사가 12월 중 FTX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청문회엔 뱅크먼-프리드 등 FTX의 경영진이 불려와 파산 신청의 경위와 피해 구제 계획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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