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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소, 가성비 좋긴 한데…최근 10년 사고만 23건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5월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했다. 사고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2019년 5월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했다. 사고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2019년 5월 강원도 강릉 소재 강원테크노파크 벤처기업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했다. 국책 연구과제의 실증 시험을 하던 도중에 수소와 산소를 혼입하면서 수소탱크 4기가 동시에 터졌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해 1월에는 서울 시내 수소충전소에서 수소가 누출되며 폭발해 2명이 다쳤다. 고압가스를 막고 있던 너트가 파손되면서 가스가 누출되고, 화염이 발생했다. 올해 6월에도 수소충전소에서 가스가 분출되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소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부각되면서 수소를 이용한 설비나 차량 등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수소 관련 화재나 폭발, 누출 사고는 23건에 달한다.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 당했다. 수소 경제가 뜨기 시작한 2017년부터는 연평균 1건에 불과하던 수소 관련 사고가 3~5건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노르웨이에선 2019년 오슬로 인근 충전소가 폭발해 2명이 다쳤다. 전 세계에서 수소 충전소가 가장 많은 미국도 20여 건의 폭발사고가 났고, 일본도 2005년부터 지금까지 20여 건 발생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월 발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차를 620만대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올해 310곳, 2040년까지 120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나 관리 대책 등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취약한 실정이다.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관련 부품의 국산화율이 저조해 수리나 예방 설비 구축에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모 충전소는 문을 연 뒤 설비 고장이 났지만 부품이 제 때 조달되지 않아 두 달간 수리만 해야 했다. 충전소의 수익성이 낮아 안전관리자를 채용하거나 정밀 진단을 받는 경우도 흔치 않다.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사고 발생 뒤 수습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우선 수소 안전 매뉴얼부터 만들어 17일 배포했다. 수소의 특성과 위험성을 각인하고, 취급 시 안전조치, 체크리스트 등을 담았다. 수소 설비 안전을 자체 점검할 수 있는 점검표와 기술 표준도 제시했다.

최태호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수소는 매우 유용하고 우수한 에너지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아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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