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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여성 희생자에 '성적 모욕'…20대男 재판 넘겨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3일 새벽 3시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 참사 닷새째 인적 끊긴 거리에 국화꽃과 메모지, 음료수와 간식 등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이 담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물품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놓여 있다. 최영재 기자

지난 3일 새벽 3시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 참사 닷새째 인적 끊긴 거리에 국화꽃과 메모지, 음료수와 간식 등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이 담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물품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놓여 있다. 최영재 기자

이태원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김상현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 혐의로 A(26)씨를 17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한 2차 피해 범죄를 기소한 첫 사례다.

A씨는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게임 사이트의 채팅창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등 음란한 내용의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네티즌들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고 수사 결과 A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 그를 지난 14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다만 A씨가 특정 희생자를 향해 모욕 글을 올린 것은 아니라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범죄의 심각성과 2차 피해 방지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사건 송치 이틀 만에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추모와 애도가 절실한 시기에 이태원 참사 여성 희생자들에 대한 조롱과 음란한 묘사로 2차 피해를 가하고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반인권적 사안”이라며 “유사 범죄가 계속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신속하게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서울경찰청을 비롯한 각 시도경찰청은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리는 등 2차 피해를 가한 다수의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 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검사장을 반장으로 한 종합대응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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