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진, ‘넷플 수리남 항의’ 수리남 외교장관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진(왼쪽에서 세 번째) 외교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알버트 람찬드 람딘(왼쪽에서 두 번째) 수리남 외교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박진(왼쪽에서 세 번째) 외교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알버트 람찬드 람딘(왼쪽에서 두 번째) 수리남 외교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알버트 람찬드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람딘 장관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 대해 수리남을 마약국가로 묘사했다는 문제 제기를 공식화하며 우리나라에서 주목을 끌었던 각료다.

회담에서 양 장관은 ▶개발·에너지·자원·농수산 협력 ▶한국전 수리남 참전 용사에 대한 보훈 ▶지역 및 한반도 정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2016년 서울에서 개최된 회담 이후 6년 만에 열린 외교장관 회담으로 양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지속돼 온 우호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박 장관은 한국전에 참전한 수리남 군인의 희생에 고마움을 전하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도 수리남 참전용사 및 유족들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람딘 장관은 우리 정부가 다양한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수리남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평가하고, 기술·교육·과학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가기를 희망했으며 에너지·자원·농수산·관광 등 분야에서 한국의 투자를 요청했다.

특히 람딘 장관은 “수리남은 중남미의 공급망 허브로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러한 이점을 잘 활용해 현재 수리남이 개발 중인 오일·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 한국 기업이 투자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람딘 장관은 “수리남이 그간 역사적·전통적 유대 관계에 기반해 대아시아 외교 관계에 집중해왔으나, 최근에는 실질 협력에 기반한 외교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외교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과 ‘담대한 구상’ 등 대북 정책을 설명하며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현 CARICOM(카리브국가공동체) 의장국인 수리남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요청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보도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보도스틸. 사진 넷플릭스

앞서 람딘 장관은 지난 9월 “수리남은 수년간 마약 운송 국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런 행동(마약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수리남’ 드라마 제작사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런 문제 제기 이전인 작년부터 한국 외교부는 넷플릭스 측에 접촉해 드라마 ‘수리남’에 대한 수리남 측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리남 정부 측이 드라마 제목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한국 타이틀은 ‘수리남’으로 하되 영어 타이틀이 ‘나르코 세인츠’(Narcos Saints·마약상 성자)로 변경되는 절충점이 마련됐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지난달 수리남을 방문해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대통령을 예방하고 “드라마를 통해 수리남이 부정적으로 묘사된 것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넷플릭스 및 제작사 측과 협의해 영문 제목을 바꾸도록 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산토키 대통령은 “픽션인 드라마로 전쟁의 참화를 통해 다져온 양국관계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유, 공정, 법치 등 가치를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설명하면서 경찰국장과 법무부 장관 출신인 산토키 대통령이 집권 후 마약과의 전쟁, 국가안보 등을 중시한 것과 유사한 점들이 많다고 언급하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며 “산토키 대통령이 새로운 넷플릭스 드라마를 함께 찍자고 농담을 건네면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 문제로 인한 양국관계의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 ‘수리남’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으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강인구)이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와 함께 비밀 임무를 수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