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당권 도전 안한다, 지금은 선수 아닌 심판이 내 사명"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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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금 나에게 부여된 임무는 당을 빨리 안정화하고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며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금 나에게 부여된 임무는 당을 빨리 안정화하고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며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에게 부여된 임무는 당을 빨리 안정화하고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며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 일각에선 친윤계 맏형격인 정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차기 여당 당권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닥치고 여당 비판, 닥치고 정치 책임, 닥치고 흠집 내기를 하는 민주당이 과연 공당인가”라며 “이대로라면 표류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는 “민주당 의원들은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야당을 계속 이어갈지, 이 대표와 함께 되돌릴 수 없는 수렁에 빠져 불행한 결말을 마주할 지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비대위’는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와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공방으로 불거진 내홍을 딛고 9월 13일 공식 출범했다. 정 위원장은 “출범 후 두 달간 당이 안정화되고 당정 간에도 밀도 있는 소통이 이어지며 상승 곡선을 그리던 차에 이태원 사고를 만났다”며 “위난을 극복하는 데 당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국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데.
“차기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 당권에 대한 꿈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 나는 룰을 세팅하고 심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로 뛰는 것은 좀 어색하다. 당을 신속하게 안정화하고 체제 정비를 하는 것이 내 사명이다.”
체제 정비 중에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과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철처하게 규명해야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 소재도 가릴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은 ‘닥치고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데 적기적소의 해법이 아니다. 검·경의 수사가 미진하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나중에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국정조사는 예산안 처리 등 정치 현안과도 결부돼 있는데.
“비극의 고통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민주당의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도 논란이다.
“법적 책임을 우선 규명하고, 사실관계를 가린 뒤에 필요하면 정무적 책임을 묻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태 수습 방향이다. 민주당은 정치적 책임부터 빨리 물으라는 것인데, 그건 아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을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을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국회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한창이다. 민주당이 이 장관 사퇴와 국정조사 등을 고리로 선공하자, 국민의힘은 친야당 성향의 온라인 매체가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을 겨냥해 “반인륜적”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참사에 대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민주당에 대한 정 위원장의 성토로 이어졌다.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참사 대응에 영향을 준다고 보나.
“비극적 참사를 정략적으로 활용해 정쟁화하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읽힌다. 특히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참사와 관련한) 다른 전장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너무 뚜렷하게 엿보인다. 민주당이 제발 이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민주당 의원들도 속으론 제 말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대장동 의혹 수사는 어떻게 전망하나.
“민주당이 연환계를 쓰든 옥쇄 전략을 쓰든 간에 사법처리 수순은 피할 도리가 없다. 사법처리와 의정 활동을 분리해서 가야 하는데 ‘닥치고 방탄’을 외치는 민주당의 모습이 무모하기 짝이 없다. 민주당 구성원들도 어느 시점에서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야당을 이어갈지, 아니면 이 대표와 함께 수렁에 빠져 불행한 결말을 마주할지 선택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당 공세도 한창인데.
“민주당이 정치사에 유례없는 ‘영부인 스토킹’ 정당이 돼 버렸다. 김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팔짱 낀 것을 문제 삼는데 저는 자연스럽고 좋아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표정이 얼마나 흡족한가. 얼마 전 주한 외국사절과의 모임이 있었는데 이구동성으로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이렇게 트렌디한 여성은 처음 봤다’고 칭찬하더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무 감사를 두고 "총선이 1년 반 남은 상황에서 무력화된 당협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여당 지도부가 회의실로 들어서는 모습. 김성룡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무 감사를 두고 "총선이 1년 반 남은 상황에서 무력화된 당협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여당 지도부가 회의실로 들어서는 모습. 김성룡 기자

밖에서는 야당과의 공방이 한창이지만,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 위원장이 드라이브를 건 당무 감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당은 최근 66개 사고 당협에 대한 위원장 추가 공모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무 감사가 친윤계 중심으로 당협을 재편하고, 비윤계를 배제하려는 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무 감사를 두고 당이 떠들썩하다.
“김병준·김종인 비대위 등 역대 비대위가 모두 당무 감사를 했다. 총선이 1년 반 남은 상황에서 무력화된 당협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열심히 당협을 관리한 분 중에선 ‘정기 감사를 왜 안 하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
비윤계 물갈이라는 시선에 대해.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로 정부를 잘 뒷받침하고 지역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최적임자를 선정할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총선 출마가 가능할까.
”이 전 대표 징계가 해제되는 시점에서 얼마든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동훈·이상민 장관 총선 출마설도 돈다.
“정치할지 안 할지 예견한 순 없지만, 그 정도 소양을 갖춘 분들이라면 역량이 차고 넘친다고 본다.”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향후 행보에 대해 "기자, 정치 생활 38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국회에서 보냈다"며 "의회주의자로서 대화, 타협, 통섭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정치인으로 평가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향후 행보에 대해 "기자, 정치 생활 38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국회에서 보냈다"며 "의회주의자로서 대화, 타협, 통섭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정치인으로 평가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정 위원장은 향후 행보에 대해 “나는 기자 생활 15년, 정치 생활 23년 중 대부분 시간을 국회에서 보낸 ‘여의도 귀신’”이라며 “의회주의자로서 대화·타협·통섭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냐는 물음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2024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고, 정 위원장이 6선에 성공한다면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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