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KT의 초거대AI는 산업 특화형”…구현모, AI로 연임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구현모 KT 대표가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구현모 KT 대표가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최근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KT 대표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사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20년 대표 취임 후 추진해온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의 일환. 구 대표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KT가 바뀌긴 했지만 아직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변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연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슨 일이야

KT는 이날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언론을 상대로 ‘AI 발전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필요에 따라 창의적으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초거대 AI ‘믿음(MIDEUM)’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통할 AI 사업을 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 이를 위해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 인재 양성 계획도 밝혔다. 구 대표는 “AI가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적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세계 경제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KT는 AI를 중심으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KT AI2XL 연구소 배순민 소장이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KT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KT AI2XL 연구소 배순민 소장이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KT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이날 행사는 구 대표가 연임 도전 후 자신의 경영 전략을 공식적으로 밝힌 첫 자리다. 최근 통신 사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통신 3사 모두 비통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상황. 구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디지코 전략을 통해 KT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고, 실제로 지난 8월 시가총액 ‘10조 클럽’에 재진입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날 발표는 디지코의 핵심 축인 AI 사업 전략을 국내 투자자에 다시 강조하고 연임에 대한 지지를 구하는 성격이 짙다. 연장선 상에서 구 대표는 지난 8일 연임 의사를 밝힌 직후 해외 지분이 가장 많은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주요 투자자와 기관들을 만나 디지코 전략의 성과와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해 연임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KT의 AI 청사진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KT와 함께 하는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KT와 함께 하는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① 초거대 AI 사업화: KT는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해 각종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초거대 AI는 기존 AI와 비교해 성능, 확장성 등에서 강점이 있다. 국내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이 대표적인 초거대 AI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 AI는 기존 ‘GPT-3’를 고도화한 ‘GPT-4’를 곧 선보일 전망이다.

구 대표는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AI에 올인하고 있다”며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말을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지보다 특정 산업에 어떻게 잘 적용하고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선 KT는 물류·상담·의료 분야에 초거대 AI를 접목할 계획. 자회사인 디지털 물류 전문회사 롤랩과 함께 운행거리, 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하는 AI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2025년까지 이 분야에서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내달엔 기업 상담 서비스에 AI를 적용한 ‘KT 에이센 클라우드’도 출시할 예정. 초음파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공개하는 등 의료 분야 디지털화에도 적극 나선다.

② AI 반도체, 구글·아마존·테슬라에 도전: 급성장 중인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속도를 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5년 700억 달러(약 9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T는 현재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리벨리온(설계), 모레(인프라 솔루션) 등 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해 AI 반도체의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풀스택을 구축했다.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는 최신 AI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AI 반도체 분야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 강자가 아닌 스타트업이 강세인 분야”라며 “오히려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의 빅테크가 경쟁자”고 말했다. 박 대표는 “KT 연합군이 한국의 대표 AI 반도체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다른 데는 어때? 

AI 사업은 통신 3사 모두 신성장 사업으로 눈독 들이는 분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에이닷, 이프랜드 등 AI 기반 서비스 투자를 강화해 2026년까지 기업가치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도 ‘유플러스 3.0’ 시대를 선언하고 주요 사업으로 AI 사업을 제시했다. AI 서비스 통합브랜드 ‘익시’를 통해 일상 속 AI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