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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24 대선 출마" 선언한 날...유권자 65% "나오지 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5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5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76)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시에 있는 자신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나는 조 바이든이 4년 더 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겠다”면서 차기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타트를 끊으면서 아직 2년 이상 남은 미국 대선이 조기에 막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초 출마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 등 가족과 지지자 수백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 밤 미국 대통령 입후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트럼프는 연방선거위원회(FEC)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마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를 꼽았다. 1시간여 연설에서 트럼프는 “내가 집권할 때 우리는 강하고 자유로운 국가였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집권 2년이 채 안 돼 “쇠퇴한 국가, 실패한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집권 2년은 고통과 고난, 불안과 절망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기에 미국은 물가 상승도 없었고, 남부 국경도 튼튼하고, 불가능해 보이던 에너지 독립도 이뤘다고 역설했다. 당시엔 중국과 러시아, 이란과 북한도 억제됐으며 “그들은 미국을 존경했다. 솔직히 나를 존경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뮈원장이 자신과의 정상회담 후 한 발의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집권 2년이 채 안 돼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이 왔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당시의 대혼란은 부끄러운 일이며, 자신이 대통령이었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당선되면 ”우리는 다시 ‘아메리카 퍼스트’를 모든 정책에 구현할 것“이라며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다만, 투표 방식을 바꾸겠다고 공언한 뒤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권자 신분 증명 확인, 선거 당일에만 투표, 전자 투표 폐기를 공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사실상 참패한 데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내가 공개 지지한 후보 가운데 232명이 승리하고 단 22명이 자리를 잃었다“면서 선거 승리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지만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20년 대선 불복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상원의원, 하원의원, 주지사 후보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낙마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에게 정치적 자산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의구심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공화당은 "트럼프 당"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발표된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3%는 트럼프가 절대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응답했다. 12%는 ‘출마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응답해 출마 반대가 총 65%로 나타났다.

공화당에서는 대승을 거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급부상한 가운데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등 '온건파 공화당원'들이 기회를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대선 결과 변경 압력, 퇴임 시 기밀문서 반출 의혹, 트럼프 기업 회계 부정 등 수사까지 겹쳐 최종 후보가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연말까지 검토한 뒤 내년 초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중간선거 투표자의 67%는 바이든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을 이끌었고,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이나 이긴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의지를 관철할 수도 있다.

미국 역사에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뒤 그 다음 대선에서 당선돼 ‘불연속(non-consecutive)’ 두 번째 임기를 보낸 대통령은 22대 (1885~1889년) 및 24대(1893~1897년) 대통령 그로버 클리브랜드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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