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한상의, 10대 그룹에 부산엑스포 특별회비 300억원 걷기로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사진 대한상의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사진 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회원사인 재계 10대 그룹에 공동경비 명목으로 특별회비를 걷기로 했다. 과거 국제행사 유치활동 때와 달리 투명한 경비 집행을 위해서라는 게 대한상의 측 설명이지만,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상의는 16일 언론 브리핑을 열어 “지난 9월 7일 의원총회를 열어 특별회비 납부 안건을 의결했다. 회원사 합의로 자율적으로 내기로 했고 각 기업은 이사회를 통해 투명하게 (납부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의 측은 “외부 요청이나 압력 없이 민간유치위 차원에서 국내·외 공식 행사, 컨설팅과 홍보비용 등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며 활동이 종료하면 외부감사를 받아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별회비 납부 건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올 11월과 내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47억2300만원을 납부한다’고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정치권 등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국가적 행사인 부산 엑스포 공동경비를 투명하게 집행하기 위해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게 상의 측 입장이다.

지난 5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전략회의 및 민간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서병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특위 위원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5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전략회의 및 민간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서병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특위 위원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특별회비 총액은 311억원 선이며, 자율 납부여서 목표 금액을 달성할지는 알 수 없다. 상의 의결안에 따르면 민간유치위 위원장이자 상의 회장사인 SK그룹과 재계 1위 삼성그룹이 각각 70억원가량을 내는 걸로 돼 있다. 재계 5위권에선 현대차그룹이 47억원, LG그룹 30억원, 롯데그룹 22억원 등으로 책정했다. 이 밖에 포스코그룹 17억원, 한화그룹 14억원, GS그룹 14억원, 현대중공업그룹 13억원, 신세계그룹 11억원 등이다.

우태희 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여수 엑스포 당시엔 민간기업이 141억원을 정부에 기부했지만 이번엔 민간위원회가 쓸 경비를 자율 납부받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의와 재계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해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을 걷었던 것과 비교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공동경비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점은 절차적으로 잘하는 일이지만, 재계가 돈을 분담하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